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이탈리아 로마시가 로마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트레비 분수에 던져진 동전을 시 예산으로 귀속한다고 밝혔다.
12일 라 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로마시는 그동안 가톨릭 자선단체에 기부돼 온 트레비 분수의 동전들을 내년 3월부터 로마 시 예산으로 편입, 시 당국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자금원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136억 유로(약 17조7천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고 있어 쓰레기 수거, 대중교통 등 도시의 기본적인 인프라 개선에 투자할 여력조차 없는 로마시의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매년 트레비 분수에 쌓이는 동전의 총액은 약 100만 유로(약 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의 경우 약 140만 유로가 수거돼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에 기부됐고, 카리타스는 이 돈을 빈곤 가족의 식품 지원과 노숙자들을 위한 급식소, 난민 쉼터 등의 운영에 사용했다.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을 형상화해 제작한 26m 높이의 트레비 분수는 건축가 니콜로 살비의 설계로 1762년 완성된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다.
이곳에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에 올 수 있다는 속설에 따라 이곳을 방문하는 전 세계 관광객의 주머니에서 나온 동전이 계속해서 바닥에 쌓이고 있다.
한편, 로마시는 트레비 분수에 들어가거나 신체 일부를 담그고, 분수 주변에서 음식을 먹는 등 예의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거액의 벌금을 부과해 부족한 재정을 메우고 있다.
김동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