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대 불구 '다자무역체제 지지' APEC 선언문 채택

입력 2017-11-11 18:24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현지시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장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제 25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다낭 선언문’을 채택했다.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한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지지를 명시하면서 지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선언문에 비해 진일보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도 ‘상호적(reciprocal)', ‘상호 이익이 되는(mutually advantageous)’ 무역의 중요성 등의 내용을 문안에 포함시키는 데 성공했다.
APEC에 참석한 정상들은 11일(현지시간) ‘새로운 역동성 창조, 함께하는 미래만들기’ 주제 아래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의 증진, 지역경제 통합 심화, 소상공인·중소기업 잠재력 실현, 디지털시대의 질적 인적자원 개발 등을 아우리는 39개항의 다낭 선언문을 채택했다. 또 아태지역 내 경제·금융·사회 포용성 증진을 위한 행동의제, APEC 디지털 시대에서 인적 자원 개발 프레임워크 등 2개의 부속서도 마련했다.

이번 APEC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 열린 것이다. 미국은 예상대로 보호무역주의와 양자 무역 우선 정책을 강력하게 제시했다. 선언문 채택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미국과 다른 참가국 사이 대립 양상이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선언문에는 ‘규범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된, 투명하고 포용적인 다자무역체제 지지에 관한 APEC의 역할 강조’, ‘2020년까지 보호무역조치 현행동결(Standstill) 약속 상기’ 등의 문구가 포함됐다. 미국 측은 ‘시장 왜곡적 보조금 폐지’ 등 다자무역체제 보완을 위한 몇 가지 항목을 포함시켰다.

APEC의 장기 비전인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의 경우 미국과 중국 간 입장 차로 인해 구체적인 행동계획이 합의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APEC이 FTAAP 실현을 위한 포괄적 노력을 전개한다는 선언적 수준에서 문안이 합의됐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다낭=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