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미국 제외 11개국 큰 틀 합의, 6개국 비준 땐 60일 후 발효

입력 2017-11-11 17:20 수정 2017-11-11 17:24
쩐뚜언 아인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왼쪽)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다낭=AP/뉴시스

미국의 탈퇴로 발효가 불투명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나머지 11개 국가들 간 합의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AP통신과 지지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경제재생담당상과 쩐뚜언 아인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11개국 간 합의 내용을 설명했다.

 아인 장관은 “많은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합의하고 TPP를 유지키로 했지만 TPP가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11개국은 포괄·점진적 TPP(CPTPP)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인 장관은 “TPP의 모든 내용을 유지하면서 회원국이 일부 의무에 대해선 이행을 유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협정에 의하면 11개국 중 6개국이 자국 내 비준을 완료하면 60일 이후 발효된다. 말레이시아가 주장했던 국유기업 우대금지와 캐나다가 요구했던 문화산업 저작권 보호 예외 취급 등 4개 항목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추후 조정이 불가피하다. 보도에 따르면 모두 20개 항목에 대해 시행을 보류하기로 했다. 이중 11개가 지적재산권 관련 내용이고, 나머지는 기업과 상대국의 분쟁해결절차와 관련된 내용 등이다.

 통상장관 회의 공동의장인 도시미쓰 경제재생담당상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포함한) TPP 12개국을 위한 중요한 스텝”이라고 말해 미국의 복귀를 염두에 두기도 했다.

 11개국은 지난 8일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베트남 다낭에서 TPP 논의를 진행했으나 캐나다가 난색을 표하면서 합의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통상장관들의 추가 논의 끝에 이날 오전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져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이 트럼프행정부 출범 이후 TPP에서 이탈하면서 TPP 참가국 경제 규모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37.5%에서 12.9% 수준으로, 인구는 11.3%에서 6.9%로 쪼그라들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