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출당시킨 홍준표, 대구서 ‘박정희 띄우기’

입력 2017-11-10 17:34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대구를 방문해 ‘박정희 띄우기’에 주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이후 ‘보수의 아성’인 대구에서 지지층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는 이날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을 맞아 열린 ‘위기의 대한민국, 박정희에게 길을 묻다’ 토론회에 참석했다. 홍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저의 기억은 온통 박정희밖에 없다”며 “조국근대화 시절에 청년 시절을 보냈다. 박 전 대통령의 강단과 결기, 추진력을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진력은 존경하지만 그 방법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땅의 5천만 가난을 물리쳤다는 점에서는 존경한다”며 “다음주부터 당사에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조국 근대의 아버지 박정희, 민주화의 아버지 김영삼 세분 사진을 걸겠다”고도 했다.

홍 대표는 문재인정부의 안보관리 무능과 복지 포퓰리즘을 공격하며 여론몰이에 나섰지만 행사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거짓말이다” “나가라”며 항의했다. 그러자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출당이 보수 혁신을 위한 것이었다고 역설했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한 것에 대해 서운한 점이 많을 거다”며 “그런데 보수우파 세력이 살기 위해서는 출당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박 전 대통령 구속이 6개월 연장된 건 내년 지방선거 때문”이라며 “대심(3심)을 지방선거까지 끌고가 한국당도 적폐세력이다 그거가지고 선거를 하려는 거다. 저들의 속셈이 뻔한데 그 속셈을 알면서 어떻게 따라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홍 대표는 이어 “보수우파 세력이 살아야 박근혜도 살 거 아니냐. 같이 다 죽자고 하면 나중에 한국 보수우파는 누가 지키냐”며 “내가 욕을 먹어도 된다. 욕 먹을 각오하고 정리 안하면 당 전체가 무너진다. 저들의 계략에 넘어간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앞서 열린 ‘아시아포럼21 토론회’에서도 “친박의 중심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는데 그가 출당됐기 때문에 이 당에는 친박이 있을 수 없다. 잔박(잔류한 친박)만 남아있다”며 “새롭게 태어나 신보수의 가치를 세우기 위해 구태세력들을 당당하게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