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은 일명 ‘빼빼로데이’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96년 부산 여중생들이 ‘빼빼로처럼 날씬해지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부여해 주고받은 것을 업체가 마케팅에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굳어졌다는 것이 가장 많이 알려진 유래다.
그러나 11월 11일은 원래 과자를 주고받는 날이 아니었다. 이날은 ‘해군창설 기념일’이자 ‘농업인의 날’ 그리고 ‘지체장애인의 날’이며 국제 기념일인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이 있는 날이다.
해군창설 기념일은 초대 해군참모총장 고(故) 손원일 제독의 ‘해방병단(海防兵團)’ 창단을 기념하는 날이다. 손 제독은 1945년 11월 11일 11시에 서울 관훈동 표훈전에서 창단식을 거행했다. 날짜가 11월 11일인 이유는 ‘선비 사(士)’가 ‘십(十)’과 ‘일(一)’이 겹치는 형태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해방병단의 설립은 1894년 조선수군 폐지 후 51년 4개월 만에 우리 바다를 스스로 지키는 해군의 모체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농업인의 날’은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農業)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법정기념일로 1996년 지정됐다.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 ‘土’자가 겹친 ‘11월 11일(土月土日)’로 정했다. 또한 이 시기는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마치고 쉴 수 있는 시기라는 점도 고려됐다. ‘가래떡 데이’ 역시 2006년부터 농업인의 날을 알리기 위하여 시작한 행사다.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2001년 11월 11일을 ‘지체장애인의 날’로 지정했다. 새로운 시작과 출발을 의미하는 숫자 1이 겹쳐 있어 지체장애인들이 신체적 장애를 이겨내고 직립하는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이날 전국지체장애인대회를 개최한다.
국제 기념일인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은 6·25 유엔군 전사자들을 기리는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이다. 국경을 초월해 ‘하나(1)’가 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 행사는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 부산 UN묘지를 향해 1분간의 추모 묵념으로 시작한다. 묵념 이후엔 국가보훈처장이 대한민국 대표로 추모 메시지를 낭독하고, 이 메시지는 해외 대한민국 공관을 통해 참전 21개국에 전달된다. 올해 역시 공식 기념행사가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소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