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잠든 사이에’ 범인은 따로 있다… 27·28화 해부하기

입력 2017-11-10 11:30 수정 2017-11-10 16:10
사진=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방송 캡쳐

9일 밤 방송된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27화는 위기에서 겨우 벗어난 세 사람의 모습으로 시작되었다. 최담동(김원해 분) 계장은 정재찬(이종석 분)에게 “왜 연락하지 않았느냐”며 다그쳤다. “내가 영장 집행할 때 뭐가 제일 중요하다고 했느냐”며 혼내는 최 계장에게 재찬은 소심하게 “나의 안전”이라 답했다. 그런 재찬에게 최 계장은 “오늘 나 안 왔으면 검사님 죽을 뻔 했다”며 질책했다. 그리고 남홍주(배수지 분)에게도 “남 기자도 마찬가지다. 어떤 놈이 있을 줄 알고 오밤중에 여기를 혼자 왔느냐”며 ‘안전불감증’을 가진 두 사람을 다그쳤다.


세 사람은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자신이 여기에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는 재찬의 질문에 최 계장은 “말 많이 하면 안 된다”며 말을 돌렸다.


◇ 그냥, 우연히

재찬은 다음날 아침 회의에서 “휴대전화 주인이 진범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희생자 11명 외에 8명이 더 있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후 조사한 결과, 그 8명의 사람들 역시 모두 사망했다. 범인으로 지목되었던 명이석이 이미 감옥에 들어간 이후에 사망한 것이었기에 사건은 더욱 심각해졌다. 결국 박대영(이기영 분) 부장은 “이지광 프로와 링거 연쇄살인사건 재수사 시작하라”며 재찬의 수사를 허락해줬다.


그러나 지광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리고 재찬에게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예전 담당 검사였던 이유범(이상엽 분)도, 최 계장님도 조사해야 한다”며 최 계장 역시 최소 정직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재찬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회의 후 사무실로 돌아간 재찬은 최 계장에게 어떻게 자신과 홍주가 그곳에 갈 줄 알고 찾아왔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그냥 우연히 불길을 보고, 감이 왔다”며 얼버무리는 최 계장에게 재찬은 “불이 나기 전에 오셨다”고 말해줬다. 그러나 최 계장은 끝까지 말을 아꼈다.

◇ 제가 연쇄살인범 명이석의 아들입니다

그날 유범은 수상한 문자를 받았다. “안녕하신가 이유범 변호사”로 시작한 문자는 “여름에도 따뜻한 커피를 마시나?”로 이어졌다. 실제로 커피를 들고 있던 유범은 얼어붙었다. “하긴 여기 에어컨이 시원해서 그런가 커피도 따뜻하게 마셔야 할 것 같군” 누군가 유범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편 홍주는 파스를 사러 편의점으로 향했다. 그곳은 승원의 친구이자 명이석의 아들인 명대구(이도겸 분)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계산을 하려는 순간, 대구는 홍주를 보고 얼어붙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체포될 때, 유독 끈질기게 질문했던 ‘SBC 기자 남홍주’를 알아본 것. 대구는 갑자기 “지금 심경이 어떤가요”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습니까”라고 홍주가 당시에 아버지에게 했던 말을 홍주에게 들려줬다. 순간 홍주의 눈에 대구의 옆에 놓인, 자신이 죽는 꿈에서 봤던 초록색 우산이 들어왔다.

겁에 질린 홍주는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대구는 “제가 연쇄살인범 명이석의 아들이다” “우리 아버지 돌아가신 건 알고 있느냐”며 홍주를 다그쳤다. 다행히 그 때 재찬이 편의점에 도착했다. 그리고 “네 아버지 사건 재수사하게 됐다”며 “저번 수사에서 억울하거나 무고를 밝힐 증거 찾으면 연락하라”고 말해줬다. 홍주는 안도했고, 대구는 재찬에게 연거푸 감사 인사를 했다.


◇ 검사는 왜 자꾸 수사결과를 언론에 흘리는 거죠?

한편 유범에게 오는 수상한 문자는 계속되고 있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기사가 있었나? 나랑 비슷한 연배인 것 같은데 부럽네. 그거 다 내 덕 아닌가?” “명이석 사무실 압수수색했을 때 압수물 조작했던데, 당신 짓이지?”라는 문자를 받은 유범은 공포감을 느꼈다. 손님이 와 있다는 비서의 말에 불안한 눈빛으로 사무실에 들어간 유범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홍주였다.

긴장이 풀리자 자신의 상담비가 비싸다며 허세를 부리는 유범에게 홍주는 3분이면 된다고 말하며 짧은 ‘상담’을 시작했다. “아는 사람이 검찰 조사를 받는데, 검찰에서 자꾸 수사 내용을 언론에 흘린다더라”며 “검사는 왜 자꾸 수사결과를 언론에 흘리는 거냐”고 물었다. 유범은 “증거가 부족하거나 찜찜하니까”라며 간단하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이는 홍주의 유도신문이었다. 홍주는 “명이석 사건 때도 그래서 증거를 기자들한테 흘린 거냐”고 물었고, 유범은 당황했다. 홍주는 “명이석 말고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서 그런다”며 “명이석 쪽과 검사 쪽 다 균형 있게 들어보고 기사 낼 거니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 내가 잡히면 이 모든 게 다 날아가는 건가?

수상한 문자는 계속되었다. “내가 잡히면 검찰에 조작한 사실 다 불어야 하는데 괜찮겠어?”라는 문자에 유범은 만나서 얘기하자는 제안을 했고, “오늘밤 9시, 당신 사무실에서”라는 답을 받았다.

그 시각, 컨테이너 화재 및 살인 사건을 조사하고 있던 희민은 주유소를 돌며 범행에 쓰인 휘발유를 산 범인을 추적하고 있었다. 드디어 36번째 주유소에서 누군가 22일 현금으로 사간 기록을 찾았다.

홍주 역시 단서를 찾기 위해 경찰인 한우탁(정해인 분)을 찾아왔다. 그리고 죽은 범인의 지인이 경찰서에 잡혀왔을 때 이상한 점은 없었는지 물었다. 찬찬이 생각하던 우탁은 “천만원이나 가지고 나온 사람치고 초라했다는 점”을 말했다.

9시가 다 되어 갔고, 유범에게는 계속 문자가 오고 있었다. “회사 좋네. 나한테 한 턱 쏴야겠어” “내가 잡히면 이 모든 게 다 날아가는 건가?” “가진 게 많은 사람은 잃을 게 많은 사람이라던데” 이 문자를 마지막으로 범인은 유범 앞에 섰다. 같은 시각 희민은 휘발유를 사러 온 사람이 여자였다는 주유소 주인의 말을, 홍주는 “돈 가방이 여자 것 같았다”는 우탁의 말을 듣고 있었다.

유범의 사무실을 찾아온 방화범은 쓰고 온 모자를 벗었다. 여자였다.


◇ 불공평하니까

“날 왜 찾은 거냐”는 유범의 물음에 진범은 “당신 똑똑하지 않느냐”며 약올렸다. “문자 그대로다. 내가 사람을 20명 가까이 죽였는데 당신이 삽질해준 덕분에 안 잡히고 살았다. 고맙게 생각한다”며 유범을 당혹시켰다. 그녀는 희생자들과 같은 병실에 있었던 크론병 환자 하주안(이은우 분)이었다. 명이석이 잡힌 후 희생된 나머지 8명이 입원해 있던 병실에도 입원해 있었다.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 묻자 하주안은 “불공평하니까”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다들 잘만 낫더라. 그러면서 ‘젊은 사람이 어떡하느냐’, ‘금방 나을 거다’ 말 같지도 않은 말 하더라”라며 살인 동기를 밝혔다. “벌을 주면 벌 받자고 생각했는데 어라, 검사가 다른 사람을 잡아가네? 그 때 나에게 처음으로 희망이라는 게 생겼다”며 “당신이 끝까지 내 희망이 돼 줬으면 한다”고 찾아온 이유를 말해줬다. 유범은 “내가 언제부터 당신 같은 쓰레기들의 희망이 됐나”며 자조 섞인 목소리로 비난했다. 하지만 하주안은 지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범인이 죽었대서 그나마 위안을 얻었는데 내가 나타나면 얼마나 열불이 터지겠느냐, 또 명이석 아들은 아버지가 무죄인 것을 알면 미쳐버릴 것”이라며 도리어 유범을 설득했다. 

그리고 “내가 명이석 사무실에서 약병이 발견됐다는 뉴스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아느냐”며 “그게 조작인 거 아는 사람 당신하고 나, 둘 뿐이니까”라며 협박을 시작했다. 유범은 괴로워했다. 그 때, 다음날 저녁 9시부터 로펌 건물이 정비 사업 때문에 정전이 될 것임을 생각해낸 유범은 “당신이 하나 놓친 게 있다”며 “압수물 조작을 아는 사람이 우리 둘 말고 셋이다”는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유범은 홍주에게 “저녁 8시에 사무실에서 인터뷰 부탁한다”는 문자를 남겼다.


◇ 나도 내 식으로 나의 무고를 밝히겠습니다

한편 최 계장의 인사기록 카드를 본 재찬은 아버지가 근무했던 경찰서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제야 재찬은 자신이 구했던 경찰 아저씨가 최 계장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서둘러 사무실로 향했지만 최 계장은 편지 한 장만을 남기고 사표를 쓴 상태였다. 편지에는 ‘난 조작 안 했다. 이유범 변호사도 안 했다고 할 것이다. 나도 내 식으로 나의 무고를 밝히겠다.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말고 객관적으로 수사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 시각 최 계장은 유범을 만나고 있었다. 유범은 최 계장의 사건을 맡기로 했다.


◇ 꿈

그날 밤, 홍주가 온다는 전화를 받은 유범은 커피에 잠이 오는 약을 탔다. 9시부터는 정전이 되는 상황. 유범은 “링거사건 수사자료 만들고 있다”며 커피를 마시면서 기다릴 것을 부탁했다. 그때 갑자기 세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 시각 사무실에서 깜빡 잠이 든 재찬은 홍주가 위험에 처하는 꿈을 꿨다. 급히 전화를 했지만 이미 홍주는 약에 취해 잠이 들었다. 그리고 하주안은 약물로 홍주를 제거하기 위해 유범과 함께 홍주를 옥상으로 옮겼다. 재찬의 꿈에서 홍주가 말한 시간과 장소는 ‘10시 반 해광 로펌 옥상’이었다. 홍주가 자신이 죽는 꿈에서 보았던 시간, 장소, 복장, 우산 모두 현 상황과 일치했다. 재찬은 홍주를 구하기 위해 뛰어나갔다.


이날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전날보다 소폭 상승한 9.6%(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켰다. KBS2 ‘매드독’은 6.8%, MBC ‘병원선 스페셜 2편’은 2.6%로 뒤를 이었다.

이소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