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목줄 질식사’ 3살 남아 외할머니 “악마에게 15년형?…분통 터져”

입력 2017-11-10 10:55


3살 아들을 개목줄에 묶어 숨지게 한 20대 부부가 법원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사건과 관련해 아이 외할머니 박미정씨는 “그 인간들은 악마”라며 “너무 분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재판정에서 심경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제 살이 찢기고 피가 터지는 것 같은 심정이다. 지금 숨을 쉴 수가 없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박씨는 발견 당시 아이의 상태에 대해 “너무 짓물러서 항문에 괴사가 오고, 내장까지 다 녹아내렸다”며 “물을 한 모금도 주지 않아 말라 죽었고, 장례식에 가보니 아이 뼈가 나무젓가락 같았다”고 전했다.

지난 7월 친부 A씨(22)와 의붓어머니 B씨(22)는 3살 아들 C군의 목에 개목줄을 채운 채 침대 기둥에 매어 놓아 C군을 질식사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C군이 ‘침대를 어질러 놓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부부는 평소에도 C군을 빗자루로 때리거나 음식을 주지않는 등 심한 학대를 해온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사건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박씨의 딸은 돌연 집을 나간 뒤 2014년 애를 낳았다며 박씨에게 연락했다. A씨가 아이 아빠였다. 혼인신고를 한 딸 부부는 C군을 자주 박씨에게 맡겼다고 한다. 박씨는 2015년초 A씨가 재혼한다며 데려갈 때까지 C군을 도맡아 키웠다. 2015년 1월 이후 박씨는 C군과 만나지 못했다. 

박씨는 “C군이 제 뒤만 졸졸 따라다니던 게 눈에 선해 진짜 미칠 지경”이라며 “제가 준 사랑 외에는 다른 사람한테 그렇게 사랑을 못 받았다는 게 너무너무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인간들은 악마라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자식을 낳았다고 해도 죽일 권리까지는 없다”고 분노했다. 

친부 A씨와 의붓어머니 B씨 사이에는 딸이 있었다고 한다. 박씨와 함께 출연한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부부가 사망한 아이에 대한 미안함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딸 걱정만 많이 했다”며 “외출할 때는 세 사람만 가족인 것처럼 다니고 C군은 목줄로 묶어놨다”고 말했다. 공 대표는 또 “C군이 사망했을 때 검안 사진이 나왔는데 살이 하나도 없었다. 미라 같은 모습이었다”고 했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조현철)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 부부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행위자 교육 200시간 이수를 명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생명을 빼앗겼다”며 “반인륜적이고 죄가 무거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