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과시하려다… 환자 100명 살해한 獨 간호사

입력 2017-11-10 08:11
독일에서 남자 간호사가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약물을 주입해 최소 100명을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15년 1월22일 올덴부르크 지방법원에서 사건의 피고인 닐스 회겔이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습. AP 뉴시스

독일의 남성 간호사가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약물을 주입해 무려 100명 이상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간호사는 이미 환자 2명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이 선고된 상태다. 추가 수사를 통해 과거 일하던 병원 2곳에서 100명을 살해한 사실이 밝혀졌다. 수사 당국은 그에게 희생된 환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지만 그의 간호를 받다 숨진 다른 이들이 대부분 화장된 터여서 입증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슈피겔 등 현지 언론은 10일 독일 간호사 닐스 회겔이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올덴부르크 병원에서 38명, 델멘호르스트 병원에서 62명의 환자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 추가 기소될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회겔의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그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 최악의 연쇄 살인마 중 한 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회겔은 2005년 환자에게 약물을 주입하려가 동료 간호사에게 적발돼 2008년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7년6개월을 선고받았고, 이후 2명을 살해한 사실이 밝혀져 2015년 종신형이 확정됐다.

BBC 방송은 그의 범행 동기와 관련해 심폐소생술로 환자를 되살리는 걸 동료들에게 과시하려고 치명적인 약물을 주입하곤 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검찰은 올덴부르크 병원에서 그가 근무하던 시기에 사망률과 심폐소생술 실시 횟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사실을 진료 기록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하지만 회겔은 좋은 근무평가를 받아 델멘호르스트 병원으로 이직할 수 있었다. 이 병원에서도 그가 근무하기 시작한 이후 사망률이 치솟았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