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사비 털어 의료용품 구매…노조 방해 의혹도

입력 2017-11-10 00:55
사진=JTBC 뉴스 영상 캡처

한 유명 대학병원의 과도한 비용절감 탓에 간호사들이 사비로 의료용품을 사온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은 노조활동을 방해한 의혹도 받고 있다.

서울 노원구 을지대학교 병원의 간호사들은 의료용 가위와 핀셋 등을 사비로 충당했다고 JTBC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병동의 간호사실 회비 지출 장부에는 의료용 가위와 체온계, 핀셋을 비롯해 저울과 수술용 바늘까지 간호사들이 낸 돈으로 구입한 기록이 나와 있다. 간호사 A씨는 “욕창 환자한테 당장 필요한 드레싱폼을 병원에서는 구해줄 수 없고 환자는 써야 할 때 제가 약국 가서 사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병동의 정수기 렌트 비용까지 간호사가 부담했다.

이로 인한 피해는 환자에게로 돌아갔다. 이 병원에선 환자복이 부족해 사복을 입은 채 입원한 환자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간호사 B씨는 “(의료) 물품이 없어지거나 부족하면 간호사의 사비로 충당을 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의 안위보다는 (물품을) 더 아끼게 된다”고 말했다.

노조에 가입해 문제를 지적하려 했지만 병원은 노조가입을 방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간호사 C씨는 “파트장이 (노조 가입한 걸) 알고서 ‘그런 멍청한 짓을 왜 하고 있냐. 일이나 똑바로 배우지 노조에 가입해 병동 분위기 망치냐’고 했다”고 말했다. 또 간호사들의 출신학교 은사까지 나서 노조 탈퇴를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병원 측은 일부 관리자의 일탈이라며 노조활동 방해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의료용품을 사비로 구입한 것은 물품 조달이 충분치 않아서였다며 고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