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법정 공개…“처음 봤다”만 3번 말한 최순실

입력 2017-11-09 13:58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주요 증거물인 태블릿PC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최순실(61)씨는 “태블릿PC를 처음 봤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9일 열린 최씨 재판에서는 태블릿PC 검증이 실시됐다. 검찰은 문서 기록 등을 토대로 이 태블릿PC가 최씨 소유라고 결론내렸지만 최씨 측은 검찰을 믿을 수 없다며 법정 검증을 요구해왔다. 다만 이날은 태블릿PC 외관 검증만 진행됐다. 전원을 켜면 검찰에서 추출한 자료의 고유값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씨도 이경재 변호사와 함께 1~2분간 태블릿PC를 확인했다. 그는 재판부가 “자세히 봤느냐”고 묻자 “저는 이걸 처음…”이라고 운을 뗐다. 이후 재판부로부터 발언 기회를 얻은 최씨는 “저는 처음 봤고, 이걸 쓰지도 않았다”며 “처음 검찰 조사받을 때부터 증거 원칙에 의해 태블릿PC가 제 것인지 확인해서 조사해야 했는데도 (검찰이)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JTBC는 처음에 독일에서 태블릿PC를 주웠다고 하고, 저희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됐다고 하다가 고영태씨의 사무실에서 확보했다고 하는 등 사실을 굉장히 번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고영태씨의 계획에 검사들이 일부 가담했고, JTBC가 개입된 국정농단이 아닌가 의심스러워서 (검증을) 계속 요구했다. 저는 오늘 처음 봤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태블릿을 누가 썼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내부 자료들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진술을 통해 최씨가 이 태블릿PC를 사용했다고 결론내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최씨의 태블릿PC 사용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키로 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