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레기·고구마줄기 닥치는 대로 수출… 중국산 둔갑"

입력 2017-11-09 13:45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제재로 석탄 섬유 등 1~3위 수출품을 모두 차단당하자 '시레기 수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9일 보도했다. 시레기에 고구마줄기 등 농산물을 닥치는 대로 수출하려 발버둥치고 있다며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소식통은 RFA 인터뷰에서 “주로 잣을 수출하던 북한이 요즘은 잣 외에도 ‘무우시레기’와 ‘말린 고구마줄기’ 같은 농산물까지 수출하고 있다”며 “대북제재로 북한의 외화 사정이 얼마나 급해졌는지 최근 수출품을 보면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런 농산물을 중국 사람들이 소비할 것으로 생각되지 않으며 대부분 중국산으로 둔갑해 한국에 재수출된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산 농산품 수입은 우리 정부의 독자제재 조치에 따라 전면 금지돼 있다. 지난해 4차 핵실험 직후 정부는 원산지를 속인 북한산 농산품 단속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RFA는 남한의 농산물 수입업자를 인용해 "남한에서 전통적으로 인기가 있는 이런 먹거리 수출은 남한을 겨냥한 북한의 신종 외화벌이 사업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북한은 50일 넘게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대외활동도 크게 줄었다.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과 관련해 북측이 내놓을 반응에 주목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연설 중 북한이 아파하는 부분이 상당히 있다"며 "반응을 지켜보고 있는데, 북한도 나름대로 심사숙고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의 공식 반응과 별개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6면 전체를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할애하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노동신문 6면은 통상 남한 및 해외 소식을 다루는 지면이다. 

신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안개 때문에 무산된 것을 두고 “미치광이 트럼프가 하늘과 땅에서 봉변을 당하였다”면서 “비무장지대 ‘공동방문’을 제안하고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던 괴뢰당국자도 실로 망신스럽게 됐다”고 조롱했다. 또 한국 내 반트럼프 시위를 상세히 소개하며 “항의자들은 경찰들에 의해 봉쇄당한 속에서도 트럼프 행렬에 삐라 뭉치와 각종 오물들을 던지면서 세차게 항거해 나섰다”고 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