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핵항모 3척, 한반도 인근 이례적 공동훈련… 대북용? 대중용?

입력 2017-11-09 13:28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3척이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한다. 미군 제7함대는 9일 핵항모 USS 로널드 레이건함(CVN 76), USS 니미츠함(CVN 68), USS 시어도어 루즈벨트함(CVN 71)이 11~14일 서태평양에서 공격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서태평양'이라고만 공개했지만 훈련은 동해 인근 공해상에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 반경이 수천㎞나 되는 핵항모 3척이 한꺼번에 훈련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훈련에 참가하는 항모 3척은 서로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기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핵항모 1척의 화력은 어지간한 중소국가 공군력과 맞먹는다. 이번 훈련은 북한에 대한 압박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8일 국회 연설에서 "지금 현재 한반도 주변에 3척의 큰 항공모함이 배치돼 있다"며 "이 항공모함에는 F-35가 장착돼 있으며 15대의 전투기가 실려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핵잠수함을 적절하게 포지셔닝(positioning)해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북한에 대한 압박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는 의미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선 북핵을 비롯한 동북아 안보 문제가 중요한 의제로 다뤄진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해군력을 동아시아에 배치해 "힘을 통한 평화"를 다시 한 번 강조하려는 것일 수 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항모에 올라 직접 훈련을 참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해군도 미 항모와 합동훈련을 실시하기 위해 현재 조율 중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간 연합훈련 위해서 상호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며 "한·미·일 3국의 연합훈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