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서 25시간을 보냈다. 지난 7일 낮 12시20분쯤 경기도 오산 주한미군 공군기지에 착륙한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려 방한 일정을 시작해 전날 낮 1시30분쯤 같은 공항에서 이 비행기를 타고 중국 베이징으로 떠났다.
사업가가 아닌 미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보낸 1박2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시간을 어떻게 기억할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첫날밤을 맞은 9일 오전 0시15분 트위터에 한국에서의 25시간을 1분으로 압축한 영상을 올렸다.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대민 소통창구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영상은 수행원이 촬영하고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에 트윗을 덧붙여 방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분명하게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그동안 미국의 규제를 나약하게 생각했다. 치명적 오산이다.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말라. 시험하지도 말라”고 적었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연설에서 가장 힘줘 강조했던 발언을 트윗에 다시 적어 북한에 경고했다.
NoKo has interpreted America's past restraint as weakness. This would be a fatal miscalculation. Do not underestimate us. AND DO NOT TRY US.
— Donald J. Trump (@realDonaldTrump)
영상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우애를 다지는 장면, 국회와 주한미군기지에서 연설한 장면을 주로 담았다.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방명록을 작성하는 장면도 빼놓지 않았다. 모두 미군의 군사력,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강조할 목적으로 해석된다.
다만 청와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으며 사열한 한국의 전통 의장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어린이도 영상에 포함했다. 미군기지 연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환담 장면만 1분10초 분량으로 압축한 방일 영상과 다른 점이다.
🇺🇸 🇯🇵
— Donald J. Trump (@realDonaldTrump)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방한 첫 날인 지난 7일 오후 7시25분 트위터에 별도의 영상으로 청와대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전통 의장대의 경호를 받은 장면을 3분40초 분량으로 올렸다. “한국에 감사하다(Thank you, South Korea)‘라는 문구도 영상에 자막으로 넣었다. 한국의 전통미를 살린 청와대 환영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