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학자들이 연구 현장에서의 안전을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KOFWST) 산하 여성과학자안전관리위원회는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성 과학자의 연구실 안전을 위한 10계명’을 발표했다.
여성과학자안전관리위원회 문애리(덕성여대 약대 교수) 위원장은 “여성과학자는 크게 늘고 있고 그 증가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여성 과학자 연구 공간의 안전성에 대한 점검과 개선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될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여성과학기술인은 2004년에는 전체의 9.8%에 불과했으나 2014년에는 13.9%로, 10년 새 42%나 늘었다.
젊은 여성 과학자들은 현재의 연구실 환경을 매우 열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임신과 출산과 관련해선 안전성이 크게 떨어져 임신을 주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과학자안전관리위원회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여성 과학자 7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1%가 ‘연구실 환경이 건강한 출산에 방해가 된다’고 응답했다. 12.9%(103명)는 ‘연구실 환경 때문에 임신을 주저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문 위원장은 “연구실 환경을 일반적인 안전은 물론 임신과 출산에 해가 되지 않도록 개선하는 것은 국가적인 과제로 떠오른 출산율 제고에도 한몫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성 과학자의 연구실 안전을 위한 10계명’에는 보호구 착용·청결 유지·유해물질 사전 차단 등과 함께 ‘임신·출산이 여성과학자에게 어떤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 등 임신 출산과 관련된 항목이 5개 포함돼 있다.
다음은 여성과학자안전관리위원회가 제시한 여성 과학자의 연구실 안전을 위한 10계명이다.
1. 연구실 내 유해물질을 숙지한다.
2. 유해물질을 취급할 때는 개인 보호구 등 필요한 안전장비를 반드시 갖춘다.
3. 보호구 착용, 청결 유지, 유해물질 사전 차단 등을 습관화 한다.
4. 연구실 내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한다.
5. 연구실 내 유해물질이 가정이나 외부로 옮겨지지 않도록 한다.
6. 임신·출산이 여성과학자에게 어떤 불이익도 되어서는 안 된다.
7. 임신시 상사·지도교수·동료 등에게 임신사실을 알린다.*
8. 방사선 취급시 임신사실을 방사선 안전관리자에게 즉시 알려 피폭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9. 임신 6개월부터는 산모·태아에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육체노동 강도를 평소의 2/3로 줄인다.
10. 수행 중인 연구에서 임신·출산·수유에 유해한 물질을 차단한다.**
* 필요시 비밀 유지를 요청할 수 있다.
**차단이 어려울 경우 주변의 도움으로 해결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