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보란듯’…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트럼프의 포옹

입력 2017-11-07 22:57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포옹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이다.

청와대가 이 할머니를 초청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한·일 과거사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일 역사 문제에 대해 균형 있는 시각을 가져 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때 친밀감을 과시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견제하는 의미도 있다. 이 할머니는 2007년 미국 하원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때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나가 직접 실상을 증언했다. 2015년 아베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때도 워싱턴 의회를 찾아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며 시위를 했다.

일본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국빈 만찬에 초청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2015년 12월에 양국 합의를 바탕으로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으로 비가역적인 해결을 한 것으로 양국이 확인했다”며 “착실하게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이 할머니 외에도 한국 측 70여명, 미국 측 50여명 등 내외빈 120여명이 참석했다. 헤드테이블에는 문 대통령 내외와 정세균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김명수 대법원장 등 한국 측 인사들과 트럼프 대통령 내외,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등이 자리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