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려고 그러면 상사가 술 먹자고. (개인적으로) 뭐 하기가 되게 어려워요. 우린 그거 인정해야 돼요.”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다 남편까지 만난 김민정씨가 말했습니다. 요즘 ‘워라밸’ 열풍이지만 현실적으로 워크와 라이프의 밸런스를 유지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말입니다. 워라밸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냐는 취재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대기업 출신 민정씨는 “작심삼일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가 약한 게 아니라 주위가 너무 강하다”며 워라밸을 지키기 힘든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워라밸. 벌이를 줄여서라도 내 생활을 갖겠다는 건데 사실 우리나라 같은 ‘일 중독 사회’에선 꿈같은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자기 삶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 자체가 스스로에게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합니다.
민정씨는 “왜 굳이 (스스로에게) 독촉을 해야 될까요”라며 “평생 살면서 뭔가 한다는 건 이렇게 여유로워야”한다고 했습니다. 하고싶은 걸 놓지만 않으면 된다는 겁니다. 그는 “(다만) 포기는 없다 잠시 미뤄둘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28일 기업문화 교육 기업 팀버튼이 연 ‘워라밸대잔치’엔 민정씨를 비롯해 덕후 직장인 3명이 나와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했습니다. 팀버튼 김우정 대표는 이 행사를 “여러분들도 일과 생활에서 다같이 균형을 맞춰서 행복한 분들이 되셨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개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길수 "새벽 5시 뛰며 마라톤 목표 달성"
웹기획자 최길수씨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다 마라토너를 꿈꾸며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역시 무개씨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처음에 그의 목표는 “기록갱신이었어요. 지난번보다 더 빨리” 달리는 것이어서 하루라도 달리는 걸 멈추면 안 될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훈련시간이 항상 오전이었는데 적어도 6시나 5시에 일어나서 헬스장 가서 뛰게 되면 쩔어 있는 상태에서 출근” 했었는데 요즘은 그렇게까지 자신을 채찍질하진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6년 동안이나 마라톤을 계속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어떤 목표를 세우고 그걸 달성하는 그런 재미를 얻게 된 거죠.” 바쁜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어느정도의 여유가 필요하단 얘기죠.
정원선 "일단 먹고 다음에 다른 걸 하자"
연예 매니지먼트사에 다니던 정원선씨는 식도락입니다. 그는 회사생활을 하며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뭔지 고민했습니다. 여러번 직장을 옮겼는데 “그 사이사이 저를 즐겁게 해줬던 건 먹는 행위였던 것” 같다면서 “일단 먹고 그 다음에 다른 걸 하자”는 명언을 소개했습니다.
워라밸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을 다그치는 상사들도 적지 않습니다. 조직보다 자기 삶을 앞세우는 게 좋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러나 젊은이들은 일만하다 은퇴하는 어른들을 보며 직장에 지배당하지 않는 삶을 찾으려 노력하는 겁니다. 그래서 오히려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워라밸’을 배워야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워라밸은 어떤가요? 대통령까지 나서 연차 휴가를 소진하라고 지시하는 시대인데 올해 휴가는 다 쓰셨는지요. 그런 의미에서 부장, 저 다음 달에 남은 휴가 좀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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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