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덕제 성추행 논란의 불씨가 된 영화 ‘사랑은 없다’의 메이킹필름 감독이 입을 열었다.
조덕제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피앤티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배우 성추행 사건과 관련 입장을 표명했다. 여배우와 여배우 측 공동대책위원회, 그리고 장훈 감독의 그간 주장에 정면 반박하고 문제가 된 작품의 메이킹 영상 조작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메이킹 촬영기사 이지락씨도 함께 참석했다.
이날 이지락씨는 조덕제와의 친분에 대해 “조덕제와 나의 관계는 영화 촬영 전 과거 우연한 기회에 한 번 본 게 전부다. 그때 연극 무대에 선 조덕제를 본 적이 있지만 서로 통성명을 하거나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었다. 사실상 문제가 된 13번 신 촬영 때 처음 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은 내가 찍은 메이킹 영상을 두고 악마의 편집과 조작을 주장하고 있다”며 “13번 신의 메이킹 영상을 주인공 위주로 찍지 않았다는 것을 이상하다고 하는데 이미 주인공 위주로 많이 찍은 상황이었다. 다만 13번 신은 여배우보다 남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인 장면이라서 조덕제를 위주로 촬영한 것이었다. 자신의 주장과 다르다고 조작되었다는 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지락씨는 “이후 여배우가 조덕제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 영상이 두 배우의 오해를 풀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여배우와 조덕제에게 13번 신의 메이킹 영상에 대해 말했다. 그러나 여배우는 이상하게 아무런 대답이 없고 무관심하더라. 조덕제 측은 관심을 보였지만 사사로이 줄 수 없다고 판단해 검찰에 직접 제출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런데 여배우는 13번 신의 메이킹 영상을 1심 재판이 끝나고 나서야 알게 됐다고 하더라. 왜 그런 뻔한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2015년 9월경 여배우에게 영상에 대해 알린 메시지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덕제는 지난 2015년 4월, 영화 촬영 중 상대역인 여배우와 사전 합의 없이 그의 상의를 찢고 바지에 손을 넣는 등 강제추행 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약 30개월 동안 법정 공방을 펼친 끝에 조덕제는 징역 1년·집행유예 2년·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2심 판결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했다.
▶다음은 영화 ‘사랑은 없다’ 메이킹 촬영 감독 이지락씨의 입장 전문
저는 2015년 장훈 감독의 '사랑은 없다' 홍보용 메이킹 촬영과 스틸 촬영 이지락 감독이다. 촬영 준비 과정과 영화 제작 과정 등을 촬영하는 일을 한다. 사건이 벌어진 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메이킹 영상을 촬영했을 뿐이다. 당시 정황을 판단하기 위해 검찰 제출 요청을 받았고 제출했을 뿐이다. 여배우에게 불리한 증거가 되자 아무 증거도 없이 편집된 영상이라고 억지 주장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2심 재판 중에 재판에 나서 소상히 해명한 바 있다.
장훈 감독은 '악마의 편집'이라고 말하면서 제가 일부러 상대방을 음해할 목적으로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훈 감독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이 영화는 저예산 영화인 관계로 저 혼자 이 작업을 하게 됐다. 사건 당일날도 오전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카메라 두대를 촬영해서 동영상과 스틸을 촬영했다. 그런데 감독님은 13번씬 촬영 전 자신이 디렉션을 주고 리허설을 한 시간이 30분이라면서 검찰에 제출한 메이킹 필름이 8분밖에 안된다면서 조작짜집기설을 주장하고 있다.
누가 메이킹 필름을 30분씩 촬영하는 건 사실적으로 힘들다. 특히 스틸 사진을 찍으면서 동영상을 찍을 수도 없다. 30분이라고 하지만 그 30분 중에는 촬영 장비 세트, 음향 장비 세팅 등을 하는데 눈치 없이 메이킹 영상을 찍는다는 말로 작업에 방해를 하면 안된다. 메이킹 촬영은 본 촬영에 방해를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배우를 모아놓고 디렉션을 할 때, 말로 리허설 할 때 등 메이킹에 필요한 영상은 빠짐없이 찍었다. 메이킹 영상은 주인공 위주로 찍는다. 감독님은 그게 이상하다고 하는데 메이킹 필름을 감독님과 조덕제 배우 위주로 찍는 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감독님은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조작됐다고 말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렇게 두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메이킹 영상은 각 카메라 별로 각기 찍은 영상과 스틸 사진을 분류하는 작업을 한다. 검찰에 제출한 메이킹 영상도 두대의 카메라를 연결해서 하나의 영상으로 만든 8분짜리 영상이다. 조덕제 배우와 저의 관계는 이 작품 전 오래전에 연극 무대에서 공연하는 건 본적이 있지만 통성명 하진 않았다. 당일날 인사를 한 것이 전부였다. 메이킹 필름을 제작사에 제출하지 않고 개인 보관한 이유는 조덕제 배우가 하차하고 대체 배우가 새로 찍었기 때문에 조덕제 배우의 영상은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총괄피디에게 조덕제 촬영된 메이킹 필름이 있는데 어떻게 할지 물어봐달라고 했다. 신경쓰지 말라면서 핀잔만 들었다. 그 후 7월 경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여배우가 남배우를 고소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메이킹 필름을 보면 두 배우의 문제가 아니다. 감독이 왜 모른척 빠져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무엇인가 오해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메이킹 필름을 두 배우에게 보여주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양측에 연락해 메이킹 필름이 있음을 알렸다. 이상하게 여배우는 아무런 대답도 없고 무관심 했다. 남배우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관심을 보였다. 남배우 측 변호사가 영상 제출을 제안했지만 검찰이 요청한다면 검찰에 직접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남배우 측 변호사가 녹취록만이라도 검찰에 제출하면 영상 제출 요청이 올 것이라고 요청해서 그렇게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찰에서 영상 제출 요청이 왔고 제가 직접 가서 제출했다.
여배우는 메이킹 필름 존재를 몰랐다고 인터뷰를 했는데 왜 그런 뻔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당시 여배우에게 보낸 메시지도 가지고 있다. 메이킹 필름을 제출한 날 감독님에게 메이킹 필름 제출 사실을 알렸다. 감독님이 보내달라고 해서 바로 보내드렸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작사로부터 항의나 어떤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런데 갑자기 왜 허락도 없이 유출했냐고 연락이 왔다. 돌려달라는 전화가 아닌 유출시킨것에 대한 항의 전화였다. 영화 개봉을 서두르는 상황에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 제작사 입장에서는 좋지 않았을 것이다. 여배우의 아버지를 만난적이 있다. 메이킹 영상을 보면 오해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알수도 있겠다고 싶어서 원로 배우와 함께 찾아뵙고 설명을 드렸다. 여배우 아버지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면서 단호하게 말씀하셨고 그래서 돌아왔다. 영상에 나온 대화나 상황 등이 누구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분이 말하는 것이 진실일 것이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