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덜 美8군사령관 “험프리스는 ‘왕관의 보석’ 같은 곳”

입력 2017-11-07 15:11
사진공동취재단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에 도착해 문재인 대통령과 병사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대화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7일 평택 주한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함께 방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 첫 장소인 이 기지에 먼저 도착해 ‘깜작 영접’을 했다. 세계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해외 미군기지로 건설되고 있는 이 곳에서 두 정상은 단단한 한미 동맹과 철통 같은 공조체계를 재확인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캠프 험프리스에 도착해 토마스 밴덜 미 8군 사령관으로부터 기지 상황을 보고받았다. 밴덜 사령관은 캠프 험프리스의 시설과 현황을 개괄적으로 보고한 뒤 “오늘은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께서 사상 처음으로 함께 평택기지를 방문하신 역사적인 날”이라며 “평택 기지는 한미동맹을 향한 영원한 헌신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또 “압축적으로 표현하면 ‘왕관의 보석’ 같은 곳”이라며 “107억불에 달하는 기지 건설비용의 92%를 부담해준 한국과 한국 국민들에게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연합방위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평택기지가 그 중심”이라고 말했다.

이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를 타고 평택기지를 상공에서 시찰하고 있었다. 밴덜 사령관은 “지금 트럼프 대통령도 항공투어를 하면서 브룩스 사령관으로부터 똑같은 보고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한을 통해 이렇게 위대한 한국과 한국 국민의 기여를 자세히 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캠프 험프리스는 여의도 면적의 5.5배 크기인 1467만7000㎡(444만여평) 규모의 첨단기지다. 미8군을 비롯해 미 2사단, 제2항공전투여단 본부, 특수작전 부대 등 주한미군 대부분의 전력이 집중돼 있으며 훈련장, 주한미군 아파트, 학교와 의료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기지 이름은 1961년 작전 도중 헬기 사고로 사망한 미 육군 장료 벤저민 K. 험프리 준위의 이름에서 따왔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한 캠프 험프리스의 완공률은 95%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미군 입주가 시작됐고 내년에는 3만8000명, 2019년에는 미군 가족과 군무원 등을 포함해 4만2000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주한미군은 올해 말까지 부지 이전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까지 기존 용산기지의 최소 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미군을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정부는 캠프 험프리스 기지 조성 비용 17조1000억원 중 8조9000억원을 부담한다.

청와대는 지난달 2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먼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평택기지는 최근에 지어진 현대 시설이고 세계 어디에 있는 미군 기지 중에서도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주한미군이 평택기지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봤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미가 첫 일정으로 캠프 험프리스를 선택한 것은 한·미 동맹의 굳걷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한국의 방위비 기여도를 강조하기 위한 뜻이 담겨있다.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헬기를 타고 캠프 험프리스를 둘러보며 “원더풀!”을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