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청와대 수석의 측근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잡고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청와대 수석은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심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7일 오전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등의 혐의와 관련해 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또 청와대 A수석이 현역 의원일 때 비서관을 지낸 윤모씨의 자택도 함께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A수석이 한국e스포츠협회장을 맡았던 당시 롯데 측이 협회에 억대 억대 후원금을 낸 사실을 확인하고 대가성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후원금을 협회 측에서 빼돌린 정황도 포착했다.
롯데홈쇼핑은 당시 홈쇼핑 업체 재승인 문제 있었고, 검찰은 롯데 후원금이 이와 관련된 로비 성격의 자금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첨수1부가 지난해 롯데홈쇼핑 재승인 로비 의혹을 수사할 당시 국회의원 금품로비설 등이 나왔지만, 강현구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지는 못한 터였다.
A수석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언론에 보도된 롯데홈쇼핑 건과 관련,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심정입니다"라고 밝혔다.
◇ 한국e스포츠협회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한국e스포츠협회는 1999년 프로게이머 코리아오픈(PKO)부터 한국프로게임협회라는 이름의 법인으로 시작해 2003년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했다. 프로게이머 정기교육, 온라인 게임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그동안 협회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아 단체로서 자리를 잡는 데 애를 먹었다.
2010년 전·현직 프로선수들이 불법 베팅 사이트와 금품을 주고받고 승부조작을 한 데 이어 2014년에도 비슷한 사태가 불거져 팬들을 등돌리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A수석이 협회장으로 취임해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과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을 동시에 맡았고, 이후 단체로서 위상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A수석은 최근 국회에서 '농단 세력'으로 몰리기도 했다.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이 지난달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A수석, 그의 친척과 지인들, 전 비서관 등이 게임판을 농단했다"고 주장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