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서 400여명의 난민을 태우고 이탈리아로 향하다 지중해에서 조난당한 난민선에서 젊은 여성의 시신만 26구가 수습됐다. 이탈리아 경찰은 사망자 모두가 젊은 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6일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지난 5일 이탈리아 서남부 살레르노 항만에 생존자 375명과 함께 여성 시신 26구를 실은 스페인 난민 구조선이 입항했다고 보도했다. 생존자들이 하선하는 동안 여성들의 시신 역시 크레인을 통해 육지로 내려졌다.
나이지리아인들로 추정되는 사망자들은 모두 20대의 젊은 여성이다. 경찰은 여성들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작은 배로 지중해를 건너오는 난민들 중 보통 남성 5명 당 여성 6명이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이번처럼 젊은 여성들만 무더기로 사망하는 일은 유례가 없었다.
살레르노의 코라도 렘보 검찰은 스페인 구조선 칸타브리아 호가 지중해에서 리비아발 난민선을 구조하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생존자 진술을 듣고 북아프리카 출신의 일부 미심쩍은 인물들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망한 여성들의 시신을 부검해 성폭행, 구타 여부도 파악할 예정이다. 또한 사망자들이 불법 국제 성매매 조직에 의해 유럽으로 밀입국하다가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칸타브리아 호에 탑승해 살레르노 항에 도착한 생존자 375명 가운데는 막달에 이른 임신부 9명을 포함한 여성 116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