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 분당은 예견됐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지원 전 대표가 “국민의당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며 바른정당과의 통합·연대를 주도한 자신을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하지만 바른정당과의 통합 시 지지율이 자유한국당을 제치고 2위까지 올라간다는 여론조사까지 발표한 것을 고려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독일·이스라엘 방문을 마친 안 대표는 6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오르기 전 취재진과 만나 바른정당 분당 사태로 당내에서 분출하는 책임론에 대해 “모든 투덜거림에 답할 필요는 없다”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당을 살리고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기 위한 여러 가지 고언들은 전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주도했지만, 바른정당 의원 9명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국민의당의 입지를 좁게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 대표는 또 전날 박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통합·연대를 주장하던 국민의당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됐다”고 쓴 것에 대해 “바른정당 분당은 예견됐던 것 아니냐”며 “닭이 날아갈지 모르고 예상을 못해야 닭 쫓던 개”라고 반박했다. 안 대표 스스로도 바른정당 분당을 예견했다는 말이다.
이는 분당을 예견했음에도 통합·연대를 추진했다는 것으로, 당내 반발은 더 거세질 수 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달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을 모색했다. 당시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은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할 경우 한국당을 제치고 지지율이 2위까지 오른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른정당 분당이라는 조건이 포함된다면 여론조사 결과도 달라질 수 있었다.
안 대표는 귀국 후 당 대표 사퇴론 등 내부 갈등 대처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정치를 하면서 여러 돌파력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며 “당이 위기 상황이고 이를 헤쳐 나가려면 내년 지방선거를 제대로 잘 치르라고 두 달 전에 (나를 당 대표로) 뽑아준 당원들에게 제대로 응답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런 일을 열심히 해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