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교회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범인 데빈 켈리(26)가 가정 폭력으로 군사 재판을 받았지만 공군의 허술한 데이터 관리로 총기를 구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은 지난 4년간 AR-15 소총 외에 또 다른 총기 3정을 합법적으로 구매했다.
워싱턴포스트는 6일(현지시간) 총격범 켈리가 공군 복무 중(2010~2014년)이던 2014년 아내와 의붓아들을 두 차례 폭행한 혐의로 군사재판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켈리는 1년 실형을 선고받았고 공군을 불명예 제대했다.
공군 대변인 앤 스테팬넥은 “연방정부 데이터 베이스에 켈리의 가정폭력 전과가 담겨 있지 않았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어 “공군은 당시 부대가 켈리의 범죄 기록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재검토에 착수했다”라며 “연방법에는 군사재판에 회부된 사람은 총기를 구매하거나 소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히더 윌슨 공군장관과 데이비드 골드페인 공군참모총장은 공군 감찰관에 국방부와 협력해 켈리 사건과 관련 정책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에 착수하도록 명령했다”고 덧붙였다. 공군은 또 켈리와 관련해 보고되지 않은 다른 혐의가 있는지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켈리가 범행 장소로 삼았던 텍사스 스프링스의 침례교회는 그의 장모가 다녔던 교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둘 사이에는 가정문제가 있었고 켈리는 그간 장모에게 여러 통의 위협 메시지를 보내왔다. 총기 난사 당일에도 위협 메시지를 받은 장모는 당시 현장에 있지 않아 참변을 피했으나 켈리의 처할머니가 사망했다.
범인 켈리는 5일 오전 텍사스주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침례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26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다쳤다. 켈리는 범행 후 도주하다가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