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립대의 한 동아리 남학생들이 단체 채팅방에서 같은 동아리 여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사건은 학보사가 지면을 통해 남학생들이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학보사는 6일 취미 활동을 위해 만들어진 이 동아리 남학생 9명이 ‘단톡방’을 별도로 개설해 같은 동아리 여학생들을 성희롱했다고 보도했다. 피해 여학생들은 지난 3일 교내 인권센터에 신고했고 대학 측은 조사에 나섰다.
남학생들은 단톡방에서 ‘나 요즘 OO에 대해 성적매력이 안 느껴짐’ ‘OO은 재미가 아니라 얼굴 몸매 보려고 부르는 거지’ ‘나도 OO이 주물럭 하고 싶어’ 등 특정 여학생을 성적 대상화하는 발언을 연이어했다.
또 ‘OO 허벅다리에 청양OO를 비비고 싶다’ ‘우리 실험실에 OO는 애 있는데 청바지 입고 오는 날 일부러 옆에 가서 비빔’ 등 성범죄를 연상시키는 표현도 썼다. 뿐만 아니라 여성을 지칭해 ‘거봉3 영주포도1 프로방스지방 포도1 청포도1 있음’이라고 한 말도 오고갔다. 이들의 대화는 9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내에서 논란이 거세지자 단톡방에서 발언한 남학생 중 한 명은 학보사 인터뷰에서 “피해자들이 불쾌감을 느낄 줄 미처 몰랐다”며 “남자들끼리 농담하다가 나온 말로 의도된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단톡방에서 언급된 피해 여학생들은 남학생 9명 가운데 성희롱 발언을 주로한 6명을 가해자로 지목해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인권센터는 신고 여학생을 대상으로 1차 조사를 마친 상태이며, 피해 여학생들은 추가 피해 내용을 제출할 예정이다.
인권센터 관계자는 “남학생들에 대한 조사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며 “센터에서는 징계권이 없어서 신고 내용이 폭력에 해당하는지 등을 판단하게 되고 사실이라면 징계위원회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징계 수준은 추후 징계위원회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