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메시지 대신에 평화의 메시지를 심어주고 가십시오.”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주문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도시 간 네트워크인 ‘시티넷’ 총회 참석을 위해 스리랑카 콜롬보를 방문 중인 박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맞춰 “트럼프 미국 대통령께”로 시작되는 장문의 편지를 썼다.
박 시장은 이 글에서 “이번 방한이 한미관계가 ‘포괄적 동맹’을 넘어 지속가능한 ‘위대한 동맹’으로 가는 기회가 되고, 한반도의 평화를 견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요청했다.
그는 특히 “한미동맹은 민주주의, 인권, 평화라는 가치에 기반한 동맹”이라며 “그 가치를 지키는 것이 동맹의 강화에 필요한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또 “서울에는 1000만 시민의 삶이 있습니다. 27만의 세계시민의 삶이 있고, 1만의 미국시민의 삶이 있습니다. 수도권 전체로 따지면 2500만 시민이 전 세계 최고의 밀도 상황에서 살고 있습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울의 거리를 꼭 걸어보십시오”라고 권했다.
박 시장은 지난 67년간의 평화는 “수많은 시민들이 매순간 쌓아올린 용기와 성실이 만들어낸 것”이고 “5만 미군의 생명을 바쳐 얻은” 것이고 “지금 대한민국 시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180만 세계시민과의 연대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접경을 지켜온 대한민국 시민에게 힘을 더해주십시오”라고 호소하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이날 콜롬보에 동행한 한국 기자들이 페이스북 글에 대해 묻자 박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평화를 가져와야지 전쟁을 가져오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썼다”며 “이번 방한이 남북관계가 평화 국면으로 가는 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미동맹은 늘 민주와 인권, 자유,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를 기반에 둔 관계”라며 “(미국이) 전쟁을 얘기한다는 것은 동맹의 기반을 허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콜롬보(스리랑카)=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박원순 서울시장, 방한 트럼프에게 '평화의 메시지' 주문
입력 2017-11-07 0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