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시계’ 이인규, 버지니아 체류 중…23일 전후로 옮길 듯

입력 2017-11-07 06:31 수정 2017-11-07 06:34
사진=뉴시스.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미국 워싱턴 DC인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서울신문은 복수의 워싱턴 소식통을 인용해 이 전 부장이 지난 8월25일 대한항공 KE093편으로 인천공항에서 워싱턴 인근 덜레스공항으로 입국해 페어팩스에서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 부장은 부인으로 추정되는 50대 후반의 여성과 함께 비행기를 타 엘레스한공항에서 1차 입국 심사를 받고 별도의 공간에서 세관국경보호국(CBP)에 거액의 달러 신고를 했다. 이 전 부장은 1만 달러 이상의 거액의 도피자금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페어팩스에서 이 전 부장이 쇼핑하는 모습을 봤다는 현지 주민의 목격담도 있다.

이 전 부장이 페어팩스를 도피처로 삼은 것은 과거 3년 동안 거주해 익숙한 곳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 전 부장인 1997년~1999년 워싱턴 주미 한국 대사관의 법무협력관으로 근무하면서 대사관에서 가깝고 한인들이 많이 사는 페어팩스 인근에서 거주했다.

그는 대사관에 파견 근무를 하면서 1999년 조지워싱턴대 객원연구원으로 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쌓기도 했다. 이 전 부장이 관광비자로 미국에 입국했다면 조만간 동남아 등 제3국으로 거처를 옮길 가능성도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관광비자는 유효기간이 90일로 만료 시점이 오는 23일 전후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이 전 부장에게 노 전 대통령 망신주기 언론플레이 지침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KBS는 지난 2009년 4월 “검찰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수사하던 중 2006년 8월 노 전 대통령의 회갑을 맞아 명품시계 2점을 선물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해 5월 SBS는 “해당 시계가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권양숙 여사가 논두렁에 버렸다”고 보도했다. 노 전 대통령인 기사가 나간 뒤 열흘 만에 사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