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아수라장서 나와라" 편지 보냈던 김용태가…

입력 2017-11-06 15:38
사진=뉴시스

"아수라장이 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떠나 보수의 새로운 중심, 신당을 만들자."

지난해 11월 김용태 의원은 남경필 경기지사와 함께 "헌법의 가치를 파괴하고 사익을 탐하는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최고의 권위를 위임받을 자격이 없다. 새누리당은 이런 대통령을 막기는커녕 방조하고 조장하고 비호했다"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당시 김 의원은 "벌인 죄도 기가 막히건만 시치미를 떼고 도리어 역정 내는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파렴치의 극치다. 새누리당은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질 의지와 자격이 없다. 진정한 보수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채 1년이 되지 않아 김 의원은 8명 의원들과 함께 바른정당 탈당을 선언했고, 자유한국당 입당을 준비하고 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무성, 김용태, 김영우, 황영철 의원. 사진=뉴시스

김용태 의원은 지난해 10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자 여야를 떠나 규탄할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를 향해 새누리당을 탈당하라고 적극 권유했다. 아직 김 의원의 페이스북에는 그가 지난해 12월 18일 유 의원에게 보냈던 편지가 남아 있다. 

그는 "더 이상 어떤 수모를 당해야 친박들과 결별할 것입니까. 아수라장이 된 새누리당을 떠나 우리와 함께 보수의 새로운 중심, 신당을 만들자"고 제안했었다. 이어 "그동안 당했던 국민의 모멸감은 생각하지 않는가, 앞으로 겪어야 할 국민의 수치심은 또 어떤가"라며 "아직도 새누리당의 적통을 가지고 있어야 보수 재집권이 가능하다고 믿는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진=김용태 의원 페이스북

그런 그가 바른정당을 탈당한 뒤 한국당에 복당하려 하자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당이 바른정당 창당 전과 달라진 건 '박 전 대통령 제명' 조치 정도가 거의 유일하다. 서청원·최경환 등 친박계 핵심은 여전히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