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출두한 김재철 전 MBC 사장 "제 목숨을 걸고…"

입력 2017-11-06 15:26

이명박(MB)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공영방송 장악’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이 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그는 “제 목숨을 걸고 단연코 MBC는 장악할 수도, 장악될 수도 없는 회사다”라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김 전 사장은 “내가 국정원 담당자를 왜 만나겠느냐”며 “담당자를 만난 적도, 문건을 받은 적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압수당한 자신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출석했을 때와 같은 입장이었다.

김 전 사장은 국정원으로부터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 방안’ 문건 내용을 전달받아 시사프로그램 ‘PD수첩’ 등 당시 정부와 여당에 비판적인 MBC 프로그램에 대해 제작진·진행자 교체, 방송 보류, 제작 중단 등 불법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2년 파업에 참여한 직원들을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전보하는 등 인사권을 남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그러나 김 전 사장은 “누가 MBC 기자나 PD 조인트를 까겠느냐”며 “MBC는 본부별로 운영되는 체제이다 보니 내가 보도국장이나 편성국장에게 특정 기사나 프로그램을 빼라고 지시하는 일은 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재철 구속”을 외치는 MBC 노조원들에게도 “후배님이 잘못 알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국정원 문건을 받았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김 전 이사장이 문건을 받았다고 하지 않는가. 검찰이 나를 철저히 조사해주길 바란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2012년 파업 기간 중 시용 기자를 채용한 데 대해서도 “방송은 계속돼야 하기에 그랬다”고 답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