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존재 인정하자" 건의에… 朴 "꼭 그래야 하느냐"

입력 2017-11-06 15:21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비선실세의 존재를 인정해야 하느냐’며 수석비서관들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증언을 내놓았다.

당시 배석했던 우 전 수석에 대해선 “별 말을 하지 않았다”며 “(비선 인정 여부에) 소극적이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6일 열린 우 전 수석의 20회 공판에서 안 전 수석은 ‘최순실 비선실세’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10월 박 전 대통령과 수석비서관들의 대응 논의 정황을 증언했다. 

안 전 수석은 “김성우 당시 홍보수석이 먼저 ‘비선실세를 인정해야 한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이 부정적 반응을 보였고, 내가 강하게 말하자 박 전 대통령이 ‘꼭 인정해야 하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우 전 수석이 재단 관련 법률적 검토를 한 결과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느냐’는 검찰 질문엔 “그렇다”고 답변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법원에 도착해 ‘비선 보고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매일 같은 걸 질문하느라 고생하신다”며 미소를 머금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