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딸 급성폐렴, 희소병 탓 일수도”…서해순 의혹 ‘오리무중’

입력 2017-11-05 11:21
딸 서연 양의 사망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고 김광석의 부인 서해순 씨가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도중 미소짓고 있다. 사진= 뉴시스

가수 고(故) 김광석의 아내 서해순씨가 딸 서연양을 일부러 숨지게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의료전문가들에게 자문한 서연양의 사망원인 소견을 전해 받았다. 자문 결과 서연양이 앓고 있던 희소병 탓에 폐렴이 급속도로 번졌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연양은 2007년 12월 31일 오전 5시14분쯤 급성폐렴으로 숨졌다. 당시 부검 결과 사망원인은 급성 화농성 폐렴으로 몸에서는 감기약 성분 외에 다른 약물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보통 급성폐렴으로 사망할 경우 숨지기 5~6시간 전부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거나 고통을 호소한다. 그러나 서연양은 119신고 후 10여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고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때문에 서씨가 일부러 119신고를 늦춰 서연양을 사망하도록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이후 저작권 소송 과정에서 서씨가 서연양의 사망 신고를 하지 않았고 사망 소식을 김광석 가족 측에 알리지 않은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이에 서씨는 지난 9월 2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알리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연양의 사망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경황이 없었다” “신고를 해야 하는 줄도 (몰랐다)”며 횡설수설했다.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서해순씨. 사진=뉴시스

전문의들은 “서연양의 경우 희소병 탓에 면역력이 약해 폐렴이 번지는 속도가 비장애 아동보다 빠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서연양은 생전 ‘가부키 증후군’을 앓아왔다. 가부키 증후군은 특이한 얼굴, 골격계 기형, 지문학적 이상, 정신 지체, 성장 지연 등 5가지 기본 증상을 보인다. 관리 소홀 시 면역력이 크게 떨어지며, 치료 방법이 없어 보존 치료만 가능하다. 서연양 역시 심장박동 수가 비장애 아동과 다르고 왼쪽 콩팥이 정상 기능은 못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전문가들의 소견으로 인해 ‘고의 방치’가 아니라는 서씨의 주장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고있다. 서연양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고통 호소가 아닌 “물을 달라”였다는 점도 서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이 보호자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아 서연양의 죽음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 또 서씨는 김광석의 친가족과 저작권 소송을 벌이던 중 서연양의 사망 사실을 법원과 가족에게 알리지 않아 유리한 소송 결과를 얻었다는 소송 사기 혐의도 받고 있다.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사진=뉴시스

경찰은 지난 1일 서씨 3차 소환조사를 끝으로 관련인 조사를 끝마쳤다. 고발인인 김광석의 친형 김광복씨는 두 차례 경찰에 출석했다.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와 서연양 사망을 목격한 서씨 동거인, 당시 출동했던 경찰관과 구조대원 등 약 50명의 참고인도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검찰과 협의를 마친 후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수사를 마무리 짓고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