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무슨 일이? 사우디판 '왕자의 난', 국제공항 미사일 공격 등 연이어 터져

입력 2017-11-05 11:12
최근 해임된 사우디국가수비대 장관인 미텝 빈 압둘라 왕자. AP뉴시스

사우디판 왕자의 난?

중동지역 최대 부호인 알 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부패혐의로 체포됐다. AP통신 등은 빈 탈랄 왕자를 포함해 최소 11명의 왕자들과 수십명의 전·현직 고위 관료 및 유명 사업가들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빈 탈랄 왕자는 살만(81) 사우디 국왕의 사촌으로 그의 킹덤홀딩스는 디즈니, 21세기 폭스, 애플, GM 등 글로벌 기업들의 상당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사우디국가수비대 장관인 미텝 빈 압둘라 왕자와 해군 제독인 압둘라 빈 술탄 빈 무함마드 알술탄이 해임됐다.
권력강화에 나서고 있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AP뉴시스

이번 대대적인 체포와 해임은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반(反)부패 운동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빈 살만 왕세자는 올해 초 TV인터뷰에서 부패 관리 축출을 예고하고 이후 지난 6월 왕위 계승 서열 1위에 등극한 뒤 반대파 탄압에 공세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또한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의존도를 대폭 낮춰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비전 2030’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 국제공항에서 격추된 예멘 반군의 미사일

이날 예멘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수도 리야드 상공에서 격추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우디 국영 TV는 “미사일은 킹 칼리드 공항의 북쪽에서 격추됐다”면서 “부상자나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간인과 인구가 많은 지역을 겨냥해 미사일이 발사됐지만 격추된 미사일 잔해가 공항 내부 사람이 없는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미사일은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가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후티가 운영하는 TV 채널은 “리야드에서 1200㎞ 이상 떨어진 예멘 영토에서 사우디 공항을 타깃으로 미사일을 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당국은 현재 공항 운영에 아무 이상이 없으며 항공편도 모두 예정대로 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예멘에서는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수니파 정부와 후티족 시아파 반군의 갈등으로 2014년 이후 내전이 지속되고 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