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이 진행하는 시사토크 파일럿 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4일 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다루며 첫 방송을 마쳤다. 고(故) 유병언 장남과의 인터뷰, 박근혜 전 대통령의 5촌의 의문사 등을 다뤄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방송에서 김어준은 세월호 참사 후 사망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을 프랑스 파리까지 날아가 만났다. 유대균은 세월호 참사, 유병언 전 회장의 죽음에 얽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유대균은 “거짓말 재료가 되는 것이 싫어 한국을 떠났다”며 세월호 참사 후 자신이 검거될 당시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행적이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뼈 없는 치킨을 시켜 먹었다’, ‘3개월 동안 만두만 먹고살았다’ 등 자신과 관련돼 세간에 떠돌아다닌 이야기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도 밝혔다.
유대균은 체포돼 재판을 받고 형까지 살고 나왔지만 자신은 세월호 참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나에게 세월호 관련 수사를 한 적이 없다. 판결문 자체에도 세월호 ‘세’자 하나 없다”고 말했다.
또 부친인 고 유병언 회장의 죽음에 대해 유대균은 “아버지가 자연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망 당시 관리를 엄청 잘하셨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역대로 컨디션이 가장 좋다고 했다”면서 “아버지가 (구원파의 근거지인) 금수원에서 나가면 본인이 죽을 것이라는 직감도 하셨다”고 말했다.
유대균은 국정원 직원이 찾아왔던 일 등을 이야기하며 “세월호와 관련해서는 나 역시 슬프고 괴롭다. 그래서 이런 슬픈 사실들이 일어나면 안 되기 때문에 그 원인과 이유가 밝혀져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어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지난 2011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5촌 조카 박용수, 박용철이 북한산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일명 ‘박근혜 5촌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다뤘다. 김어준은 박용철에게서 검출된 약물, 범행 동기와 자살의 이유가 없는 유서, 박용철의 경호원 의문사, 박지만 수행비서 사망 등 여러 의혹들을 제기했다.
김어준은 “3년 전 두바이 증인으로부터 ‘조폭 일행이 따라가서 살해했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사건을 직접 목격했다는 제보자가 나타나 현장에 다른 가해자가 있었다는 증언을 했다”며 이 사건을 다시 조사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코리아가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전국 기준 6.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당초 이 시간대 SBS에 편성됐던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직전 시청률인 9.2%보다는 다소 낮다. 하지만 방송 이후 시청자들로부터 폭발적 지지와 반응을 얻으며 정규 편성 가능성을 보였다.
2회 분량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4일 첫 방송에 이어 5일에도 연속으로 방송된다.
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