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밀문건 추가 공개… “CIA-케네디 암살 연계설 사실무근”

입력 2017-11-04 13:26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범 리 하비 오즈월드와 CIA 연계설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 전혀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 사실이 담긴 문건이 3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은 이날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관련 CIA 기밀문서 676건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 가운데 1975년 작성된 CIA의 메모는 “CIA가 오즈월드를 이용했거나 오즈월드와 연계했는지를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조사했다. 이 조사에서 아무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CIA가 오즈월드를 정보원이나 직원으로 채용했다는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문건은 CIA가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사건 후에 오즈월드가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을 하기 두 달 전 멕시코를 여행한 정보를 수집한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CIA는 당시 오즈월드가 케네디 전 대통령을 암살한 뒤 도피하려고 멕시코시티에 있는 소련 대사관과 쿠바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으려 했는지를 조사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이툴 뒤인 1963년 11월 24일 CIA가 작성한 메모는 “오즈월드가 바로 해외로 도피하려 했는지 미국으로 돌아왔다가 나중에 떠날 계획이었는지 여부가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는 중요한 문제다. 오즈월드가 소련에서 편안한 생활을 생각하고 케네디 전 대통령을 암살한 후 바로 탈출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1964년 4월 11일자 메모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조사하는 워런위원회의 관계자 3명이 CIA를 방문한 사실을 담고 있다. 이 메모는 “워런위원회 관계자들은 토마스 만 전 멕시코 주재 대사가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케네디 전 대통령을 살해하기 위해 오즈월드를 고용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내비쳤지만,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세 번째로 공개한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문건 676건 중 553건은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CIA 문건이다. 그 외에 법무부, 국방부, 하원 암살 특별위원회의 자료들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26일 국립문서보관소에 있던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문건들의 공개를 명령했다. 이에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은 앞으로 3~4주간 관련 문건을 추가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