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1000원짜리 지폐를 줍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행운이다!” 하며 돈을 줍고는 대수롭지 않게 써버리지는 않을까. 대만 항구도시 가오슝에 사는 4살짜리 꼬마 아이의 생각은 달랐다. 50원짜리 동전(약 1875원)을 발견한 이 남자아이는 경찰서로 가서 주인을 찾아주겠다고 했다. 범인으로 오해받을까 두려워 형제자매까지 총동원했다.
가오슝에 사는 4살 소년 난지는 길거리에서 주운 동전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혼자 경찰서에 가기 무서웠던 그는 형과 두 여동생을 데리고 비장한 뒷모습을 자랑하며 경찰서에 들어갔다.
동전을 쥐고 들어오는 꼬마를 본 경찰관들은 아이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15분 동안 진술서를 작성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생애 첫 진술을 마친 난지는 “도둑으로 의심받을까 봐 두려웠다”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지의 부모님들도 용기를 불어넣는 데에 한몫했다. 이들은 이후 SNS에 “주운 돈도 함부로 쓰면 안된다는 걸 가르치고 싶었다”며 “경찰서에 찾아가고자 하는 아들의 의견을 격려해줬다”고 적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