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국빈'으로 한국을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며 친교 시간을 갖는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질의응답도 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정오쯤 한국에 도착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 내외의 영접을 받는다. 21발의 예포를 시작으로 국빈 예우에 따른 공항 도착 행사가 펼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한·미 양국 군 장병을 격려한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3일 언론브리핑에서 “평택 기지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미군기지”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로서 북핵 문제 이해 당사국이자 동맹국인 한국에서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평택 기지 방문은) 한국이 동맹국으로서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그 무엇보다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캠프 험프리스는 전체 부지 및 건설비 100억 달러 가운데 92%를 우리 정부가 지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군 장병과 오찬을 하고 합동 정세 브리핑도 청취할 예정이다.
◇ 트럼프, 문 대통령과 청와대 산책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로 이동해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대응 방안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남 차장은 “한·미동맹 강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 동북아 평화와 안정 구축 방안 등에 대해 깊이 있고 허심탄회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종료 후 두 정상은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며 우의를 다질 계획이다.
이어 공동기자회견에서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양국 언론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국 현안에 대한 논란을 의식해 기자회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가졌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공동언론발표문만 발표하고 질문은 받지 않았다.
공동기자회견이 종료되면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화 공연을 포함한 국빈 만찬이 개최된다. 클래식과 전통음악이 어우러진 퓨전 음악, 케이팝(K-POP) 공연도 예정돼있다.
방한 둘째 날인 8일에는 오전 주한미국대사관 직원들을 만나 격려한다. 그리고 국회로 이동해 정세균 국회의장 등과 환담한 뒤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한다.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연설 이후 24년 만이다.
남 차장은 “25년 만에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는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회에서 연설하는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이번 아시아 순방 중 미국의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및 정책 비전에 대해 연설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국립현충원 현충탑에 헌화한 뒤 중국으로 출국한다.
◇ 트럼프와 골프 치려 준비하는 아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3일 오후 가나가와(神奈川)현 지가사키(茅ヶ崎)시에 있는 골프장에서 하세가와 에이치(長谷川榮一) 총리보좌관 등과 라운딩을 했다. 5일 일본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라운딩이 예정돼 있어 이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골프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은 5일 오후 사이타마(埼玉)현 가스미가세키CC에서 열린다. 세계 랭킹 4위인 일본의 프로골퍼 마쓰야마 히데키(松山英樹) 선수도 함께한다. 아베 총리는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신뢰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월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에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동승해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로 이동, 함께 골프를 쳤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골프클럽을 선물로 건네기도 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