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라진 삼성생명, 더 높아진 KB…이러다 일내겠네

입력 2017-11-02 04:00 수정 2017-11-03 04:00
삼성생명의 엘리샤 토마스(왼쪽)와 KB스타즈의 다미리스 단타스. WKBL 제공

새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에서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청주 KB스타즈가 ‘우승 후보’의 위세를 떨치고 있다. 삼성생명은 팀 특유의 빠른 농구, KB는 특급 빅맨들을 앞세운 높이가 돋보인다.

삼성생명은 2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신한은행 WKBL 정규리그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경기에서 71대 68로 이겼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개막 2연승을 달리며 KB스타즈와 함께 공동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날 삼성생명은 토마스가 28점 14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써내며 팀 승리를 주도했다. 토종 박하나와 배혜윤이 각각 10점씩을 보태며 뒤를 받쳤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8일 홈 개막전에서 통합 5연패에 빛나는 ‘디펜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 위비를 제물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삼성생명은 우리은행을 막아섰던 신한은행을 이날 제압하며 우승 후보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삼성생명은 경기 종료 3분여까지 6점 차로 뒤졌다. 하지만 토마스와 배혜윤의 연속 득점, 김한별의 역전 3점포까지 터지며 경기를 뒤집었다.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에서도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다.

역시 삼성생명은 빠른 농구로 승부를 걸고 있다. 73.5점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스틸이 2경기서 무려 14.5개가 나왔다. 이를 놓치지 않고 속공으로 연결해 점수를 쌓고 있다. 토마스는 2경기 평균 24점으로 폭발적인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2연승 중인 KB의 기세도 만만찮다. KB는 올 시즌 최대 장점인 높이를 앞세워 상승세를 탔다. 신장 193㎝의 다미리스 단타스와 192㎝의 박지수가 버틴 골밑 위력이 대단하다. 개막전에서 KB는 리바운드 57개를 잡아내며 30개에 그친 구리 KDB생명을 제압했다.

단타스는 개막전서 29득점 21리바운드로 ‘20-20’을 달성했고, 박지수가 9득점 18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두 선수가 선보이는 하이-로우 게임이 일품이었다. 또 주포 강아정은 3점슛 3개 포함 11점 7어시스트로 지원 사격했다.

지난 1일에는 ‘대어’ 우리은행을 낚았다. 이날 패배한 우리은행은 개막 2연패로 충격에 빠졌다. KB는 단타스가 17점 15리바운드, 박지수가 16점 10리바운드로 나란히 더블더블을 써내며 ‘트윈 타워’의 위력을 이어갔다. 단타스가 기대보다 더 잘해주고 있는 데다 데뷔 2년차인 박지수의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해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위세를 더할 전망이다.

WKBL은 지난 시즌까지 통합 5연패를 달성한 우리은행의 천하였다. 그런데 삼성생명과 KB가 단단히 반란을 일으킬 모양새다. 두 팀의 시즌 초반 돌풍이 끝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