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에서 부상을 당한 채 부대로 배속 받아 어려움을 겪던 사병이 중대장의 관심과 신속한 대처로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게 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일 육군 8사단 백호부대 등에 따르면 대구에서 지내다 지난 3월 군에 입대한 채민수(20) 일병은 논산훈련소를 1등으로 수료하는 등 성실하게 군복무에 임했다. 하지만 자대 배치 전 지난 5월 중순 후반기 장갑차 교육 중 동료 병사의 실수로 전차가 전복 직전까지 가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목과 척추에 부상을 당했다. 상무대에서 1·2차 진료를 받았지만 후반기 교육이 종료돼 병원진단결과를 확인하지 못한 채 지난 6월 초 강원도 철원에 있는 백호부대로 배치됐다.
채 일병은 자대 배치 후 열심히 생활했지만 이전 사고로 인해 팔다리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났고 통증도 심해졌다. 병원 MRI 판독결과 척추 6곳에 심각한 부상이 발견됐다. 이를 보고 받은 이희원 백호부대 2중대장은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채 일병의 보직을 변경하고 종합병원에서 조속히 수술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특히 이 중대장은 지난달 초 추석 연휴로 행정 처리가 어려운 가운데도 직접 채 일병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 모든 행정 문제를 해결해줬다. 이에 채 일병은 7시간에 걸친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채 일병은 현재 집 근처인 국군대구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으며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이에 고마움을 느낀 채 일병의 아버지는 이 중대장에게 직접 감사의 편지를 써 보내기도 했다.
채 일병의 아버지 채종업(51)씨는 "군부대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 조금만 더 지체했다면 장애를 가질 수도 있었는데 중대장의 도움으로 한 청년의 삶이 바뀌었다"며 "끈끈한 전우애로 아들을 돌봐준 중대장에게 너무 고맙다"고 전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