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초로 통산 200호골을 터뜨린 이동국(38·전북현대)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동국은 2일 전북 완주의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우승기념 기자회견에서 "어느 감독님께서 '한국 축구가 발전하지 않는 것은 38세의 이동국이 공격수라는 점 때문이다'고 하신 것을 듣고 은퇴를 해야 하나 잠시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밀린다는 생각보다 더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계속할 것이다"고 밝혔다.
중국 텐진 테다 사령탑으로 활약하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최근 언론을 통해 '한국 축구에 젊은 공격수가 없다'고 지적하는 과정에서 이동국을 예로 들었다.
이동국은 "이 자리에 오기 위해 노력한 부분에 대해서는 (슈틸리케 감독이) 언급하지 않아 섭섭한 면이 있다. 후배들을 위해서 은퇴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후배들이 경쟁에서 나를 이기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지난달 30일 발표된 11월 국내 평가전 2연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이제는 이동국을 놓아줘야 할 때"라며 발탁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동국은 "내 역할은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키는 것이었다. 적잖은 나이에 내가 대표팀에서 제외된 것이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 아직은 '한국 축구에서 필요한 선수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실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로서 국가대표로 뛰는 건 최고의 선물이다. 은퇴하는 순간까지 내 말을 지키고 싶다. 현역에서 은퇴하는 순간에 모든 것이 은퇴다. '이동국은 한 방이 있다',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기대를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잘 준비하겠다"며 대표팀에서 은퇴할 생각이 없음을 확인했다.
이동국은 지난달 29일 제주유나이티드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통산 200호골을 기록했다. 이날 전북이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이동국은 "운동장에서 뛰고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게 행복하다. 자신감도 있다. 감독님과 면담을 통해서 내년에도 함께 하자는 말씀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이곳이든 다른 곳이든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고 선수생활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규리그 두 경기를 남기고 우승을 확정 지은 전북은 5일 울산현대, 19일 수원삼성과 맞붙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