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여행 초대할게”… 딸 친구 납치, 1억5천만원 몸값 뜯어

입력 2017-11-02 14:15

"우리 가족이 발리 여행 가는데 같이 갈래?" 이런 말로 딸의 친구를 해외여행에 데려가 납치한 뒤 부모에게 몸값을 뜯어낸 40대가 인도네시아 경찰에 붙잡혔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경찰청은 1일 밤 자카르타 남부의 한 레지던스에서 아동납치 혐의로 한국인 B(40)씨를 체포했다고 2일 밝혔다. B씨는 가족여행에 초대한다는 핑계로 막내딸의 친구 K(10)군을 발리로 데려간 뒤 K군의 부모에게 1억5000만원대 '몸값'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에서 10살과 15살인 B씨의 두 딸을 데리고 한국행 항공편을 타려던 공범 S(38)씨도 함께 체포해 수사 중이다.

B씨는 사업가인 K군의 부모와 학부모 모임 등에서 만나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B씨는 K군 부모에게 “우리 애들이 친척인 S씨와 함께 발리, 자카르타 등지를 여행한다”며 K군의 동행을 제안했다. 지난달 24일 S씨가 K군을 데리고 출국하자마자 B씨는 태도를 바꿔 거액의 몸값을 요구했다. 두 차례에 걸쳐 아내 계좌로 1억5000만원을 송금받았고, 자신도 같은 달 31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했다.

K군의 부모는 몸값 요구를 받은 날 서울 수서경찰서에 신고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현지에 파견된 한국 경찰 주재관이 골라낸 예상 숙박시설을 돌아보며 B씨와 K군의 소재를 조사해 왔다. 경찰이 소재를 찾아낼 당시 K군은 B씨의 아들과 함께 있었고, 자신이 납치됐다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K군은 현재 인도네시아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다. 2일 중 부모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인도네시아를 범행 장소로 택한 이유 등을 조사한 뒤 B씨와 S씨의 신병을 한국 측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