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당론 결정을 유보했다. 여러 논점에 얽혀 있는 객곽전 사실관계를 취합해 다음 주 월요일 상무회의에서 논의키로 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2일 기자들과 만나 "오늘 회의에선 홍 후보자와 관련해 추가적으로 오간 얘기가 없었다"며 "다음주 월요일 상무회의까지 객관적 사실관계 파악해 달라고 당 정책위에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월요일 회의에선 당론의 윤곽 정도는 나올 수 있을 텐데, 현재로선 일단 청문회를 시작할 때까지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내로남불' 논란에 휩싸인 홍 후보자에 대해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이미 자진사퇴를 요구한 상태다. 국회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뒤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당마저 뚜렷한 의사 표명을 유보해 인사청문회까지 '안개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중기부 장관은 국회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거나 부적격 의견을 달아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야당의 반발이 불가피해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인준, 내년도 예산안과 개혁입법 통과 등 현안 처리 차질을 각오해야 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홍 후보자를 '내로남불' '위선자' 등으로 지칭하며 청문회 전 자진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홍 후보자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절대 부적격자로 판단되니 스스로 거취에 대해 정리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요구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조속히 지명 철회하고 중소벤처기업 전문가를 찾아 지명하라"는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당도 홍 후보자에 대해 코드인사, 내로남불 등을 이유로 사실상 부적격 입장을 세웠다. 단 지난 1일 의원총회에서 인사청문회 자체를 거부할 정도는 아니라는 일부 의견을 수렴해 인사청문회 이후 최종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홍 후보자에 대해서 정리가 되지는 않았다. 부정적 의견이 많이 나왔는데 청문회 자체를 거부할 정도까지 당내 의견이 모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홍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내놓은 해명과 청와대와 여당이 내놓을 당근이 국민의당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가 또다른 낙마자를 만들지 문재인 정부 1기 조각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를 좌우하게 되는 셈이다. 국민의당은 앞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불가' 방침이었다가 입장을 선회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반대에도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청문보고서를 채택한 바 있다. 아울러 이 헌재소장 인준, 내년도 예산안과 개혁입법 통과 등도 국민의당이 민주당에 협조하면 의결정족수를 충족해 진행이 가능하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