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송된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연출 오충환·박수진, 극본 박혜련)’는 유범의 전화 통화 장면으로 시작했다. 늦은 시각, 이유범(이상엽 분)에게 한 통의 이상한 전화가 걸려왔다. 낯선 목소리는 “이유범 변호사 맞나”며 만남을 요청했다. 전화를 건 이는 유명 작가 문태민(류태호 분)이었다.
◇ 내가 갑이고 당신이 을이야
그는 “이번에 내가 새로 구상하는 소설에 변호사 자문이 필요해서”라며 찾아온 이유를 밝혔다. “변호사가 주인공이냐”는 유범의 질문에는 “아니, 살인범이 주인공”이라며 “작가이자 교수”라고 밝혔다. 문태민은 “얘기는 작가 출판 기념회에서 시작한다”며 말을 꺼냈다. 소설의 내용인 것처럼 말했지만 유범은 곧 이것이 문태민 본인의 이야기임을 알아차렸다.
저명한 작가인 문태민은 출판 기념회에서 “수익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돌리겠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선한 이미지를 구축하고는 했다. 그런데 이날 제자 이환은 “조교들은 무릎이 부서지도록 이삿짐을 날라야 했고 아들의 등하교 운전기사 노릇까지 했다”고 실체를 폭로했다. 화가 난 교수는 제자의 목을 졸랐고, 몸싸움 도중 환은 반동 때문에 열린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추락했다.
“목격자는 없었느냐”는 유범의 질문에 그는 “모자가 하나 있는데 원래 있던 건지 떨어뜨린 건지 확실하지 않다”며 “제자는 중환자실에서 숨만 붙어 있는 상태라는 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야기를 다 들은 유범은 “작가님 소설 속 주인공은 살인범이 아니다. 형법에서는 뇌사가 아닌 심장사만 죽음으로 인정한다”며 “무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줬다. 이 얘기를 듣고 안심이 된 문태민은 “긴장이 풀린다”며 커피를 요청했다. 직원들이 다 퇴근했으니 커피는 다음에 드리겠다는 유범에게 “여기 서비스가 왜 이러냐”면서 ‘갑질’까지 했다. 분노한 유범은 표정을 바꿔 “갑질하다 불쌍한 학생 죽여 놓고, 범죄자 주제에 커피 서비스를 바라느냐”고 호통쳤다. 그리고 “당신 비밀 다 아니 내가 갑이고 당신이 을이다. 범죄자답게 낮은 자세로 행동하라”며 경고했다.
◇ 만성 신부전증이라 장기기증밖에 답이 없어요
한편 퇴원을 하게 된 정재찬(이종석 분)을 한우탁(정해인 분)과 남홍주(배수지 분)가 축하해주러 왔다. 병원을 나서기 전, 재찬은 일전에 자신이 검사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던 꼬마에게 신분증을 보여주며 ‘검사 인증’에 나섰다. 그 꼬마는 손우주(배해선 분) 검사의 아들 찬호(고우림 분)였다. 이지광(민성욱 분) 검사를 제외한 이들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르는 상태.
재찬보다 법을 더 잘 알 정도로 똘똘한 찬호는 “죄송하다”면서도 “다음부터는 대한민국 검사가 법 조항을 틀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는 맹랑한 말로 재찬을 자극했다. 그런데 잠시 후 복도를 걸어가던 찬호는 혼절했다. 응급투석 만성 신부전 환자였던 것. 상태가 심각해 간 이식밖에 답이 없는데 기증자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같은 병실에 이환이 누워 있었다. 문태민에 의해 술을 먹고 인사불성이 돼 발을 헛디뎌 사고를 당했다는 거짓 사실이 알려진 상황이었다. 환은 이미 뇌를 크게 다쳐 살 가망이 없는 상태였다. 그의 아버지는 뇌사 상태인 아들이 장기기증 서약을 해놓았다는 사실을 들었다. 같은 시각, 손 검사는 간호사에게서 뇌사 환자가 나왔다며 “항체검사 해보고 맞으면 찬호가 이식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두 부모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 힘든 선택이 될 거야
한편 우탁은 재찬이 문태민 작가 재판에서 패소한 뒤 검사를 그만두는 꿈을 꿨다. 같은 시각, 홍주 역시 재찬이 누군가에게 원망을 받는 내용의 꿈을 꾸다 잠에서 깼다. 불길한 꿈 내용에 날이 밝자마자 우탁은 홍주네 집에 찾아왔다. 그리고 둘 다 재찬이 검사를 그만두는 내용의 꿈을 꿨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재찬에게 말해줘야 한다는 우탁에게 홍주는 고민하게 될 거라며 얘기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재찬은 이미 구석에서 두 사람의 말을 엿듣고 있었다.
출근하는 길, 홍주는 “땡땡이 칠 거다”라 말하며 버스에 타지 않았고, 대신 재찬과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내일은 바다에 가자는 홍주의 말에 재찬은 “내일 복직하는 날이라 못 간다”며 “내일 가면 무슨 일이 생기는 거냐”고 물었다. 홍주는 “내일 복직하자마자 검시를 나가게 될 것”이라 말하며 “검시를 하다 사고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범인을 잡는다”는 꿈의 내용을 말해줬다. 그리고 “그 뇌사자 장기이식 결정자다. 그래서 부검을 하면 이식 대기자 7명이 죽는다. 그래서 당신이 검사를 그만뒀다”는 결말도 알려줬다. 홍주는 “우탁이는 부검을 하지 않고 7명을 살린 선택을 하는 꿈을 꿨다”면서 “범인은 무죄로 풀려나고 피해자 아버지가 원망하자 당신은 죄책감에 검사를 그만뒀다”는, 역시 비극적인 꿈의 내용을 말해줬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검사를 그만둔다는 결과는 같았다. 재찬은 “내일 바다 가자”며 “비겁하다는 것 알지만 그래도 도망치겠다”며 홍주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다음날 재찬은 바닷가에 가는 사람답지 않게 정장을 빼입고 왔다. 누군가 자신의 짐을 대신 지게 될 것이 신경 쓰였던 것. 이런 재찬의 마음을 읽은 홍주는 “길이야 만들면 생길 것”이라는 말과 함께 복직할 것을 권했다. 그리고 “힘든 선택이 될 거다.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당부했다.
◇ 너, 나 본 적 있지?
한편 문태민 작가는 그 모자가 근처 유치원 원생의 것임을 알아차렸다. 자신을 본 적 있지 않느냐는 문태민의 물음에 아이는 극한의 공포감에 오줌을 지리며 도망쳤다. 그 때 수상한 낌새를 차리고 출동한 우탁에 의해 아이는 겨우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힘들게 내린 결정
재찬이 사무실 동료들과 회포를 채 풀기도 전, 홍주의 말대로 재찬은 장기 적출 승인 요청서를 받았다. 도장만 찍어주면 바로 수술에 들어가는 상황. 재찬은 잠시 망설였지만, 정확한 검시를 위해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검시를 하러 가는 중 우탁이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나 지금 사건의 범인을 잡은 것 같다. 목격자도 확보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후 재찬은 장기적출 승인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일찍 사무실을 나선 손 검사는 지광에게 “오늘 찬호 이식 수술 할지도 모른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뇌사 판정 나면 바로 수술한다”는 손 검사에게 지광은 축하 인사를 건네며 함께 기뻐했다. 하지만 찬호가 신장을 받아야 할 사람은 재찬이 부검을 요청해야 하는 환이었다.
◇ 검사로서 선택한 게 아니라 부모로서 선택한 거야
결국 찬호는 수술을 받지 못했고, 상심한 손 검사가 돌아온 직후 박 부장은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재찬은 “이환은 교수한테 항명하다 끌려 나갔고, 술도 별로 마시지 않았는데 1시간 후 엘리베이터에서 추락해 사망했다”며 누군가 무력으로 밀어 떨어뜨린 것이라 주장했다. 그리고 문태민 작가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또한 “문 작가가 유치원생을 쫓다가 경찰에 체포됐는데, 그 아이가 사건 현장을 봤다고 했다”는 말도 전했다.
하지만 장기기증이 필요한 7명의 환자의 목숨이 달린 일인 만큼, 박 부장은 검사 모두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장기적출 승인을 해야 한다와 하면 안 된다는 양쪽 입장이 동점인 상황, 손 검사에게도 질문이 돌아갔다. 그리고 눈물을 머금은 채 힘겹게 입을 뗀 그녀의 대답은 “승인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였다.
지광은 손 검사를 따로 불러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따졌다. 하지만 손 검사는 “검사로서 선택한 게 아니라 부모로서 선택한 것”이라 반박했다. 그리고 “내가 조교 부모라면 남의 자식 살리기보단 내 자식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싶을 것”이라 말하며 힘든 결정을 내린 이유를 밝혔다. “부모라면 7명이든 70명이든 남의 목숨 살리기보다 내 아들 한 풀어주는 것이 더 중요할 거야.”
◇ 모두를 살리는 방법
다음날 박 부장은 재찬에게 장기적출 불승인 서류를 넘겨줬다. 그 순간 재찬은 홍주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당신이 나라면 어느 쪽을 선택하겠느냐”는 재찬의 물음에 홍주는 “둘 중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 답하며 둘 다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 말했던 것.
재찬은 박 부장에게 “장기이식과 부검을 동시에 진행하면 안 되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부검의와 상의했을 때 동시에 진행한 경우에도 유죄 판결을 받아낼 수 있다”며 성공 사례들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은 목과 머리 쪽 부검만으로도 사인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 말하며 간곡히 부탁했다. 결국 박 부장은 “꼭 밝혀내야 한다”며 재찬의 청을 들어줬다. “7명을 살리고 범인도 잡는 것” 그것이 두 사람의 선택이었다.
이날 방송된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시청률은 8.4%로 소폭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MBC ‘병원선’은 전주 대비 상승한 9.0%로 동시간대 1위 자리를 탈환했다. KBS2 ‘매드독’은 소폭 하락한 5.5%를 기록했다.
이소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