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킹 신은 女 골라…부산대서 ‘먹물 테러’ 잇따라 발생

입력 2017-11-02 10:00
부산대 피해사진(왼쪽)과 강남 스타킹 테러사건 당시 피해사진. 사진=부산대 대나무숲, SBS ‘궁금한 이야기 Y’

부산대학교 교내에서 스타킹을 신은 여학생만을 따라가 다리에 잉크를 뿌리고 달아나는 남자가 있다는 제보가 이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부산대 재학생 A(28·여)씨 등 2명이 최근 이른바 ‘먹물 테러’를 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6일 저녁 7시쯤 교내에서 2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스타킹을 신은 자신의 다리에 검은색 잉크를 뿌린 뒤 도망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같은달 18일에도 부산대 재학생 B(19·여)씨와 C(20·여)씨에게 유사한 일이 일어났다. 학내 공과대학 건물 계단을 오르던 두 사람은 갑자기 다리에 차가운 액체가 닿는 것을 느꼈다. 멈춰 서 확인해보니 스타킹에 검은색 잉크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다. B씨는 페이스북 부산대 대나무숲 페이지에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당시 잉크를 뿌린 남자는 검은 모자를 쓰고 검은 코트를 입고 있었다”고 남성의 인상착의를 밝혔다.

부산대와 학내 소셜미디어 등에는 같은 피해를 당했다며 불안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을 저지른 남성을 파악하기 위해 주변 CCTV를 확인하고 추가 피해 학생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수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여성범죄와 연관지을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학생들은 학내에서 일어나는 이 사건들을 지난해 발생한 ‘강남 스타킹 테러 사건’의 모방범죄로 보고 있다. 강남 스타킹 테러 사건의 범인 정모(30)씨는 2015년 말부터 이듬해 10월 말까지 강남역 부근을 맴돌며 치마를 입은 여성을 상대로 16차례 먹물을 뿌렸다. 이후 피해자들이 근처 건물 화장실로 들어가 스타킹을 갈아 신고 나오면 뒤따라 들어가 버려진 스타킹을 챙겼다.

당시 SBS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과 경찰이 검거 작전에 돌입해 정씨를 현장에서 붙잡았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성의 스타킹에 성적 쾌감을 얻었다”며 “욕망이 꿈틀댈 때마다 거리에 나와 여성들 다리에 먹물을 뿌렸다”고 진술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