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까워지는 북·중?…시진핑, 김정은 축전에 답전

입력 2017-11-02 09:50
사진=AP/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축전에 답전을 보냈다. 북핵 위협 이후 중국의 대북제재 참여로 북·중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당대회를 계기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정은 동지께 중국 공산단 중앙위원회 총서기 습근평(시진핑) 동지가 1일 답전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얼마 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김정은) 위원장 동지가 중국 공산당 제19차 대회가 진행되고, 내가 다시금 중국 공산당 총서기로 선거(선출)되고,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취임한 것과 관련해 각각 축전을 보내준 데 대해 나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해, 그리고 나 자신의 이름으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위원장 동지에게 진심으로 되는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정세 하에서 중국 측은 조선 측과 함께 노력해 두 당, 두 나라 관계가 지속적으로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함으로써 두 나라 인민들에게 더 훌륭한 행복을 마련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공동의 번영을 수호하는데 적극적인 기여를 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 인민이 김정은 위원장을 수반으로 하는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사회주의 건설 위업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성과를 거둘 것을 축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중국 당대회를 맞아 두 차례 축전을 보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5일 집권 2기를 맞은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냈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지난 17일 중국 당대회 개막에 축전을 보냈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중국 공산당 제19차 대회가 원만히 진행되고, 당신(시 주석)이 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선거된 데 대하여 진심으로 되는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또 “나는 조·중(북·중)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가 두 나라 인민들의 이익에 맞게 발전되리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축전에서는 시 주석이 처음 총서기에 올랐던 2012년 축전에 들어있던 ‘형제적 중국 인민’ ‘조·중(북·중) 친선’ 등의 문구가 빠졌다. 축전의 길이도 총 4문장에 650여자로 5년 전의 6문장, 810자보다 짧아졌다. 이 때문에 냉랭해진 북·중 관계를 나타내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매체들이 축전과 답전 소식을 전하며 시 주석의 이름을 잇따라 언급해 북·중의 관계 개선 기운도 엿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내면서 시 주석의 이름은 지난 2월 19일 이후 8개월여 만에 북한 매체에 언급됐다. 또 이날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전문이 북한 매체에 공개된 것도 지난해 7월 11일 ‘북·중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 조약’ 체결 55주년을 맞아 축전을 보낸 이후 1년 3개월여 만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