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가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를 격파하고 16강 토너먼트로 진출했다. 손흥민(토트넘)은 결장했다.
토트넘은 2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H조 4차전 홈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3대 1로 제압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포함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거느린 ‘스타군단’이자 지난 대회 챔피언이다.
토트넘은 지난달 18일 마드리드 원정경기로 열린 3차전(1대 1 무)의 ‘리턴매치’에서 완승을 거두고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중간 전적 3승1무(승점 10)로 1위다. 남은 2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면 순위가 하락할 수 있지만, 16강 진출의 하한선인 2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수비적인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은 3차전에서 교체 출전해 이 포메이션을 구성했지만 이번엔 휴식했다.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이 변함없이 원톱을 지켰고 그 뒤에 델레 알리가 섰다.
벤 데이비스, 해리 윙크스, 에릭 다이어, 크리스티안 에릭센, 키런 트리피어는 중원을 지탱했다. 미드필더 5명은 튼튼한 허리를 바탕으로 공격을 전개하면서 포백라인 수비를 지원했다. 이 전술이 완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악재도 있었다. 선발 수비수 토비 알더베이럴트는 전반 22분 햄스트링 부상으로 더 뛸 수 없었다. 그 대신 무사 시소코가 들어갔다. 하지만 토트넘의 견고한 중원·수비진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렇게 안정적인 수비는 공격력의 바탕이 됐다.
알리는 전반 27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트리피어의 오른쪽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오른발로 때려 넣었다. 오프사이드 논란이 있지만 주심은 득점을 인정했다. 토트넘의 수비벽을 뚫지 못하고 선제골을 빼앗긴 레알 마드리드는 조급해졌다. 토트넘은 이 틈을 비집고 후반 11분 추가골을 넣었다. 이 골의 주인공도 알리였다.
토트넘은 후반 20분 에릭센의 마지막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35분 호날두의 만회골로 추격을 시작했지만 남은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실수를 연발했다.
UEFA 홈페이지에 공개된 경기 기록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점유율 57%, 슛 11회, 유효 슛 10회, 코너킥 11회, 결정적 공격 기회 49회, 패스 성공률 84%로 모든 부문에서 토트넘을 압도했다. 토트넘은 점유율 43%, 슛 9회, 유효 슛 7회, 코너킥 1회, 결정적 공격 기회 26회, 패스 성공률 79%를 기록했다.
오직 득점에서 토트넘이 앞섰다. 든든한 수비가 공격의 집중력을 높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 첫 패배를 당하면서 2위(2승1무1패․승점 7)로 밀렸다. 토트넘 선수단은 경기를 마친 뒤 안방 관중들과 함께 16강 진출의 희열을 만끽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