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은 이날 잇달아 회동을 열고 인적청산을 둘러싼 당내 갈등 등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지만 이렇다 할 합의된 입장을 내지는 못했다. 재선 의원 모임을 주최한 박덕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별도로 재선 의원 성명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일(2일) 홍 대표와의 오찬에서 다시 얘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회동에서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박 전 대통령 출당과 홍 대표의 당 운영 방식 등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일부 친박계 재선 의원들이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낼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음날 홍 대표와 오찬을 의식해 성명을 내지는 않았다.
초선 의원 37명도 오후 국회에서 2시간 여간 회동을 가졌지만 통일된 입장을 내지는 못했다. 대신 오는 8일 다시 한 번 모임을 갖기로 했다.
홍 대표와 서청원 최경환 의원 간 ‘막장 대결’이 계속되면서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서·최 의원이 탈당하고 홍 대표도 물러나라”는 취지의 정풍운동 움직임도 있었지만, 홍 대표가 ‘식사정치’를 통해 여론전에 나서자 동력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홍 대표는 이날 초선의원들과 만찬을 갖는 데 이어 2일에는 재선 의원과 오찬을, 3선 의원과 만찬을 함께하기로 했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해묵은 당내문제로 발목이 잡혀있을 시간이 없다”며 친박 청산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박 전 대통령 제명안 의결 여부를 놓고 대립각을 펼치던 홍 대표와 친박계 최고위원들도 ‘화해 모드’로 돌아섰다. 홍 대표와 최고위원단의 오찬회동에서도 박 전 대통령 제명안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친박계 최고위원들에게 “당 문제는 앞으로 최고위원들과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고 김태흠 최고위원은 전했다.
다만 홍 대표와 친박계 간 갈등은 오는 3일쯤 홍 대표가 최고위원회를 소집할 경우 재점화될 수도 있다. 특히 홍 대표가 보수대통합을 명분으로 박 전 대통령 제명을 밀어부칠 경우 친박계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청원 최경환 의원 제명을 위한 의원총회 개최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의총 소집 권한을 가진 정우택 원내대표는 의총 개최에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