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 현수막 들고 문 대통령과 악수한 野... 민주당 의원들 ‘맹비난’

입력 2017-11-01 15:36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8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끝내고 퇴장하며 현수막 시위를 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2018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은 여야 간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 속에서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일 문 대통령이 국회 본 회의장으로 입장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며 악수를 나눴다. 국민의당 의원들도 함께 일어나 문 대통령을 맞았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박수 대신 항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준비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앉은 자리에는 ‘북핵 규탄 UN 결의안 기권 밝혀라’, ‘공영방송 장악 음모 밝혀라’, ‘북한 나포 어선 7일간 행적 밝혀라’ 등 문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자유한국당의 현수막 시위에 대해 맹비난했다.
사진 = 손혜원의원 페이스북 캡쳐

손혜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대통령 연설이 진행되는 본 회의장서 나라를 이 꼴로 만든 적폐 세력들이 창피한 줄도 모르고 이러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당 의원들의 시위 사진을 게재했다. 손 의원은 “부끄러워 얼굴을 숨긴 의원도 있다”며 “참 격한 환영”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그런데 본 회의장에 저런 거 들고 와도 되냐. 국회 사무처나 대통령의 경호 부서에서 제재를 가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트럼프 왔을 때도 저럴 수 있는지…”라고 따져 물었다.
사진 = 조응천의원 페이스북 캡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방금 대통령께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대통령을 비난하는 플래카드 3개를 들고 있는 자유당 의석 쪽으로 다가가 웃으며 악수를 청하시더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플래카드 아래로 머리를 감추는 걸 보니 ‘쪽팔린’ 모양이다”라고 비꼬았다.
사진 = 정청래 의원 트위터 캡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국회 꼴불견. 현수막 들고 악수하려니 뻘쭘하셨겠다. 문 대통령 승!”이라는 글을 남겼다. 

연설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현수막을 든 한국당 의원들에게 다가가 밝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고, 한국당 의원들은 한 손으로는 비판 현수막을 든 채 다른 한 손으로 악수에 응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문 대통령과 악수한 한국당 의원 중 한 명은 연합뉴스에 “대통령이 이쪽으로 올 줄 몰랐다”며 “오니까 악수는 해야지 어쩌겠나”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