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에서 살아남았던 부부가 2주 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총성이 울려 퍼지던 지난달 1일, 데니스 카버는 아내 로레인을 보호하기 위해 온몸으로 그를 감쌌다. 바로 옆에 있는 남성이 총에 맞는 그 순간까지도 이 둘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총격 현장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왔다.
부부의 딸 브룩 카버는 부모가 살아남은 다음날 이들의 생존 소식을 전하며 “꼭 붙어서 서로를 구하셨다”고 말했다. 아내 로레인은 지난달 6일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편을 뒀다.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현장에서 내 몸을 지켜준 이 사람이 오늘은 꽃다발을 보냈다”며 변치 않는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테러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으며 여생을 감사하게 보내고자 마음을 다잡은 이 부부는 2주 뒤 비극을 맞이하고 말았다. 로레인과 데니스는 캘리포니아주 뮤리에타 지역에서 커브 길을 돌던 중 사고를 당했다. 부부를 태운 차량은 벽돌 기둥과 충돌했고, 화재가 발생하면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은 숨지고 말았다.
이렇게 딸 부룩과 자매들은 한 번의 고비를 넘긴 뒤 결국 부모를 잃고 말았다. 부룩은 사고 사흘 뒤인 지난달 20일 “우리의 아름답고, 멋지고, 강했던 엄마와 아빠는 비극적이고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당했다”며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 부모님은 우리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고, 엄마 아빠가 주신 사랑은 평생토록 우리의 가슴속에 남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