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총장 최순자)는 해방 후 7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일제의 역사왜곡이 청산되지 않아 한반도 평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쟁점을 놓고 오는 10일 오후 3시 토론회를 연다고 1일 밝혔다.
석주 이상용 기념사업회 등 140여개 민족단체가 연합한 미래로가는역사협의회(미사협)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국제정치학회 안보국방분과위 주최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인하대 본관 대강당 하나홀에서 개최되고 일반 시민에게도 공개된다.
이 행사는 문재인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군사충돌이 반복되는 인천지역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토론의 장으로 기획됐다.
북한이 거부하고 있는 정치군사회담만 고집하지 말고 강화-개성 역사학술회의로 우선 교류의 물꼬를 트자는 것이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인천에서 평화의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절실한 일이라고 김유은 국제정치학회장은 평가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성엽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조선총독부에 의해 유사종교로 몰려 가혹한 탄압으로 해체된 보천교의 명예는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종교학과 고 윤이흠 교수에 의하면 항일독립운동의 중심에 섰던 천도교, 보천교, 대종교를 일제는 집요하게 탄압하고 음해했다는 것이다.
문화체육부 도종환 장관은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보천교의 독립운동 공헌을 인정하고 그 역사유적의 복원을 약속하기도 해 귀추가 주목된다.
참여정부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허성관 전 장관은 토론회 사회를 보면서 일부 사학계의 일제 역사왜곡 답습이 한반도 화해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예정이다.
북한으로 하여금 대한민국과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려면 우리 내부의 식민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고대사학계는 일본이 삼국시대 때 한반도 남부를 200년간 식민 지배했다는 일제의 임나일본부설을 부정한다.
임나는 한반도 남부가 아니라 규슈 등 일본 열도에 있었다고 북한 사학자 김석형은 주장했다.
하지만 국내 일부 사학계는 가야가 임나라는 일제 학설과 유사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이덕일 소장은 비판한다.
최근 일본의 극우파들은 우경화 바람을 타고 임나일본부설을 부활시키는 주장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진정한 남북화해를 위해서는 식민사학이 대한민국의 역사관을 지배하고 있다는 북한의 오해를 풀어 주어야 한다고 손윤 동학민족학회 회장도 역설한다.
북한보다 정치적으로 자유롭고 경제적으로도 월등히 발전됐음에도 한국을 부정적으로만 선전하는 북한 지도층의 굴절된 시각을 교정하기 위해서 청산해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이번 학술회의 주제는 남북 학술교류의 여건 조성을 토론하는 의미에서 ‘인천 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로 정했다.
교통과 물류의 중심 인천에서 또 다른 남북 무력충돌이 나서는 안된다는 취지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축사를 통해 이번 행사의 의미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자로 나서는 박정학 사단법인 한배달 이사장(예비역 육군 준장)는 “안보전문가로서 역사의 정의로부터 나온 화해의 씨앗이 평화의 열매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창희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전라북도 정읍을 본부로 하는 보천교에 대한 일제의 악의적인 음해의 덫에서 이제는 우리 사회가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록 보천교 교주 차경석이 개인적인 야심을 앞세운 점도 있었지만 민족문화 보전과 독립운동 재정 지원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승만의 미일전쟁을 통한 독립 전략과 한미동맹의 구상도 당시 전북지역 민중들에게 신념화된 보천교 교리와 관계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남 교수는 “조선총독부의 우리 역사 왜곡은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진행돼 그 해독을 치유하는데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사협은 앞으로 정부와 협력해 남북역사학술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인하대, 인천발 남북 학술교류 여건 조성 논의 “강화-개성 역사학술회의 통한 식민적폐 청산 제안”
입력 2017-11-01 1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