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 시정 연설을 마치고 여야 의원을 가리지 않고 악수를 하면서 퇴장했다. 특히 정부 규탄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손도 일일이 잡았다. 인터넷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이맘때 보여준 모습과 다르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8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했다. 이날 국회에는 자유한국당이 주도한 현수막 시위가 있었다. '근조' 리본을 달고 자리에 앉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정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현수막과 손 푯말을 들었다. '북핵규탄 UN 결의안 기권 밝혀라' '공영방송 장악 음모 밝혀라'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 등의 내용이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시정 연설 내내 한 번도 손뼉을 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대인배' 면모를 보였다. 연설 동안 무거운 분위기를 만들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 쪽으로 퇴장하며 악수를 청했다. 의원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과 악수했다. 인터넷으로 생방송 된 국회TV영상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 추정되는 이들의 환호 소리도 담겼다.
이 모습은 아래의 영상 38분쯤부터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악수 퇴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시정 연설때와 비교된다는 의견이 많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4일 2017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한 뒤 '최순실 게이트' 관련 손피켓을 든 의원을 그냥 지나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시 '백남기 농민 부검 대신 사과!' '#나와라_최순실' '#그런데_최순실은요'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야당 의원을 못 본 채 지나간 뒤 정진석 당시 새누리당 의원 등과 악수를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