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한국당과 통합전당대회”…‘자강→통합’ 선회?

입력 2017-11-01 09:58
사진=뉴시스

‘자강파’와 ‘통합파’의 갈등으로 분당 위기에 놓인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가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의 통합전당대회를 제안했다. 최근 ‘친박(친박근혜) 청산’에 나선 홍준표 자유한국당을 응원하고, 국민의당과의 통합 움직임에 대해선 강하게 비판한 데 이어 한국당과의 통합전당대회까지 주장하면서 한때 바른정당의 대표적인 자강파로 분류된 남 지사가 통합파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남 지사는 1일 페이스북에 ‘재창당을 위한 통합전당대회가 보수개혁의 출발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보수통합을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서로의 셈법 속에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가려는 모습들이 우려스럽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런 ‘뺄셈의 정치’는 보수가 바로 서기 위해서도 대한민국 정치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남 지사는 해법으로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통합전당대회를 제안했다. 그는 “재창당을 위한 ‘통합전당대회’가 원칙 있는 통합, 제대로 된 통합”이라며 “이것이 ‘덧셈의 정치’며, 함께 승리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통합이 단순한 세 불리기나 산술적 결합에 그쳐선 안 된다. 1+1이 3도 되고 4도 될 수 있는 시너지를 내는 화학적 결합이 되어야 한다”며 “그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양당이 당내 총의를 모아 ‘통합전당대회’를 치르고 재창당의 길로 함께 나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통합이 보수개혁의 중단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의 통합과 재창당은 보수개혁의 중단이 아니다. 재창당을 위한 ‘통합전당대회’는 진정한 의미의 보수개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통합정당이 과거 보수정당의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치열하게 싸울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최근 남 지사는 한국당과의 통합으로 선회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인 바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페이스북에 ‘홍준표 대표의 대표직을 건 승부수를 주시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홍 대표의 친박청산을 응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대표직을 걸고 국정농단세력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당내 권력투쟁이 아니다. 국정농단세력 청산은 낡은 보수와의 절연이며, 새로운 보수의 출발을 의미한다”고 썼다.

반면 유승민 의원을 향해서는 날선 비판을 했다. 그는 ‘유승민 의원, 분열의 정치는 그만두고 제대로 된 통합의 길로 갑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유 의원을 향해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에게는 ‘갈 테면 가라’고 말하고, 자유한국당은 아무리 노력해도 통합할 수 없고, 국민의당은 안보관이 불분명해 안 된다고 주장한다면 누구와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냐”며 “나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독선이다. 민주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