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이후 교육을 위해 교회가 함께 연합해야 합니다."
이흥훈 여명학교 교장은 19일 ‘통일 이후의 교육, 독일과 함께 논하다’ 세미나에 앞선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세미나는 여명학교와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이 북한 교육방법의 특징과 통일 대비 교육방법론을 연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여명학교는 북한 교육을 위한 교회 간 연합의 결실이다. 학교는 북한을 지원하고 탈북자를 보호하던 여러 교회와 개인이 초교파적으로 연합해 2004년 설립됐다. 지금까지 240명을 졸업시키며 그 중 92명을 대학에 진학시키고 70명을 취업시키는 등 탈북 청소년들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 이 교장은 “큰 교회는 혼자서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작은 교회는 작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크든 작든 한국 교회가 협력해야 한다”며 “통일에 필요한 전문 기관들을 한국 교회가 함께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장은 “1907년 평양 대부흥으로 복음이 북에서 남으로 내려왔다면 이제는 복음이 남에서 북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역할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들이 북한을 고향으로 애정을 품고 있는 탈북 청소년들”이라며 “학생들이 신앙 교육을 제대로 받고 북한을 위해 헌신할 때 이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경제 병진 노선의 지속적 추진을 재천명하는 등 남북 관계가 악화일로이지만 그럴수록 기독교적 가치관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교장은 “기독교적 가치관의 가장 큰 장점은 희망”이라며 “통일에 대한 소망을 잃지 않고 기도하는 일을 한국 교회가 짊어질 책임이라 생각하고 통일을 위해 한국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생들은 학교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랑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이 교장은 “하나님을 만나기 전에는 온전한 회복이 일어날 수 없다”며 “여러 교회서 찾아 온 집사와 권사가 점심 봉사를 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사랑을 몸으로 체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세미나를 위해 한국을 찾은 리타 니콜라이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는 독일 통일 이후 동독 교원의 고용이 유지되는 등 교육 통합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서독의 교육과정을 지향했으나 기존 학교 구조를 폐기하지는 않았다”며 “동독 국가보안부의 비공식 요원이 아닌 이상 대부분 교사들은 새로운 학교 시스템이 도입됐어도 고용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시민교과나 러시아어 교사에 대한 수요는 줄었으나 이들을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등 재교육이 이뤄졌다”며 “지금은 오히려 동독의 성적이 서독보다 좋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장은 “독일은 우리가 지향하고 싶은 통일 모델”이라며 “교사들이 독일에 현장 학습을 가는 등 독일을 통해 통일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